남자의 취미 - 김갑수가 쓰고 있다는 빈티지 오디오들



참 맛있게도 읽었다. 남자의 취미

읽는 내내 취미에 빠져 사는 나같은 남자들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기에 책넘기는게 아까웠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포스트모던 사회에서의 '취미'는 더 이상 '그 따위 호사스런 취미' 따위가 아니다.

재미로 매개되는 새로운 존재확인의 방식이다.


- 남자의 취미 / 추천사 5P 발췌



남자의 '취미' , 나아가서 '취향'은 편협할수록 좋다.

오소독스하고 환타스틱하고 러블리한 대중취미란  이 세상에 없다. 누구나가 하고 있는 레포츠나 

도락은 쉽게 말해 '최신 가요프로그램 시청'이 취미인 것과 다름없이 시시하다.


남자들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하고픈 일들이 한 두 개 들어 있다.

그 일을 하기 전에 열정은 가벼워지지 않는다.

쳇바퀴 위의 욕망은 가슴을 타게 할 뿐이다.

타버린 재만 남아 가슴에 흩날리기 전에 연필을 꺼내 적어 봐야 한다.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참고 지냈던 일들을...

그리곤 달려가는 것이다. 앞 뒤 가리지 말고 !


- 남자의 취미 / 11~12P 발췌


첫번째로 소개된 김갑수 오디오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궁금했다.



오디오에 미쳐 쥴라이 홀이라는 자신의 아지트를 만들었고 공사중 음향판을 붙이기 곤란하다 하니,


" 이 작업실엔 제 모든 재산인 음반과 오디오와 책이 들어갈 겁니다. 그게 만약 물에 젖어 못쓰게 되면 살아서

  뭣하겠습니까 ? 불나면 함께 타죽어 버릴테니까 걱정일랑 붙들어 매시고 다 막아버리세욧 ! " -25P 발췌


정말 궁금했다.


돈도 있고, 시간도 있고, 제대로된 공간까지 다 갖은 그는 어떤 오디오들을 쓰고 있을까 ?


일단 어떻게 생긴 오디오들인지 궁금해서 구글링해봤다.

빈티지라길래 설마 했는데...가격을 보니 역시나 헉 !(아니 억 !) 소리가 난다.

책에는 빠져있지만 선재도 분명 좋을걸 쓸테니 그의 쥴라이홀에 있는 장비들 돈으로만 따지다면 억소리가 몇번은 나겠다.


1930년대부터 70년대 사이 앰프와 스피커 제조기술은 정점에 달해 있었다.

당시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공학박사 학위 취득자들은 앞 다투어 잘나가는 음향가전업계로 몰려갔다.

그 황금기에 태어난 기기들을 소위 우리는 "빈티지"라고 부르며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하고 있다.



오래된 오디오 기기인 빈티지를 쓴다는 것은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아직은 비교적 건강한 할아버지를 

쓰는 것과 같다"고 1그는 말한다. 그래서 아파서 골골거리는 할아버지는 병원에 보내 입원도 시켜보고

퇴원하면 또 데리고 살고 뭐 그런 식의 삶이었다.


- 남자의 취미/36P 발췌




1. 클량필름의 명기 Eurodyn





2. JBL 전설의 하츠필드 HeartField





3. 젠센의 임페리얼 Imperial










4. JBL Everest






5. Telefunken





6. Rogers 3/5A




7. Altec 755A





8. Goodman Axiom 10





9. RCA LC1A





10. Electrovoice Aristocrat







턴테이블들


J.C. Verdier La Platine Nouvelle




TD 124




EMT 927






참... 보기만 해도 눈이 호강한다. 

좁은 공간에 여려 스피커를 둘 수 없어서 이것저것 해보다 결국 피씨파이에 정착한 나로선 부러울뿐이다.

침흘리며 구경하다 대발이에 흘러나오는 음악들으며 정신을 차린다.


쥴라이홀에 찾아가 구경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가 말한다.



"혼자 찾아 오는 여자에게만 개방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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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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