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할애할 시간이 사라진 이후 존재조차 잊고 살았다.

 

그러다 사랑이를 처음 만났을 때 블로그에 남겼던게 생각나 오늘 접속했다.

 

2010년의 사랑이 사진을 보고 감정이 격해졌다.

 

눈물이 났다. 가슴이 저렸다.

 

사랑이는 작년에 시력을 잃었다.

 

노견이 된 사랑이는 체력이 떨어져서 종일 잔다.

 

그러나 사랑이와 나는 적응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사랑이는 밤 산책 시간이 되면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편다.

 

나는 퇴근 이후 사랑이 산책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안보이고 , 체력은 떨어졌지만 사랑이는 여전히 산책을 좋아한다.

 

우리는 산책하는 방법을 찾았고,

 

산책코스를 만들었다.

 

그 시간도 점점 늘여서 지금은 4km 코스를 매일 걷는다.

비나 눈이 오면 만들어 둔(?) 아지트에가서 같은 자리를 계속 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랑이가 나를 믿고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보면 감동을 받는다.

 

이제 1년이 넘어가지만 매일 새롭고, 매일 감동을 받는다.

 

눈이 보이던 사랑이는 늘 나를 봤고,

지금은 내가 사랑이를 바라본다.

 

잠이 들어있으면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는다.

숨을 쉬는지 가슴의 움직임을 걱정스레 본다.

 

무섭다. 두렵다.

 

하지만 산책 시간이 되면 긴 잠에서 일어나 산책을 준비하는 사랑이를

보고 안도와 행복감을 느낀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 이것이 사랑이구나.

 

폭풍이 몰아치던 내 인생사에서 변함없던 것은 사랑이와의 산책이었다.

 

상처받고 지쳐도 산책만을 꼭 같이 했다.

 

여전히 우리는 산책을 한다. 같이 걷는다.

 

17년이 이렇게 지났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랑이가 20년 넘게 살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아프지 않고 , 병에 시달리지 않고 살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사랑아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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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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