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듣던 팟캐스트에서 배순탁씨가 극찬을 하길래 집어든 책. 빠르게 들어간다.
저자는 강조한다. "SNS는 쓰레기다" , 지금의 세대를 어느 한 유형으로 규정할 수 없다.
세계 곳곳에서 젊은세대가 우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해설로 읽히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석훈의 이전 책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뭔가 물렁하고,물컹하고,뒤죽박죽에 물러터진 것 같지만 어쩌라고 ? 쯤이랄까.
요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문장 ↓
우리는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고 있다. 거기에 신경 쓰느라 삶을 즐길 줄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소도 돼지도 닭도 생선도 아니다. 만약 우리가 음식이라면,
우리는 아마도 유기농 뮤즐리쯤 될거다. 콘플레이크도 오트밀도 아닌 그것,
몸에 좋다는 건 다 모아놓았지만 맛은 정말이지 젬병인 그 뮤즐리 말이다. -208p
YOLO 가 여기에서 나온 말이였구만.
"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You Only Live Once ! "
올리브 예게스 저 ㅣ 강의진 역 ㅣ 미래의창 ㅣ 2014.10.10
.... 확고한 규칙이나 사회 규범, 사람과 사이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 같은 것들이 이제
무더기로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38p
우리 세대에게는 뭐든지 허락되고, 그래서 뭐든지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택의 범위도
그만큼 넓어진다. 그런데 선택의 범위가 너무 넓으면 거기에 대한 반동으로
'뭐라도 좋으니 제발 어떤 기준이라도 있었으면,지침이 되는 방향이 제발 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단기간에 떼돈을 번 유명인들,배우,예술가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일상이란
매일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칠십 줄에 접어든 롤링스톤스가 아직도 순회공연을 다니는 이유가 뭘까 ?
설마 돈이 없어서 ? 더 큰돈을 벌고 싶어서? 그럴 리가 ! 그들이 계속 공연을 하는 이유는
그것 말고는 달리 뭘 할 수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놀고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길어지면 그것도 지치기 마련이다. 초호화 요트를 타고,최고급 호텔에 머무르고,밑 빠진
독처럼 술을 마시고 마티를 즐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계속되면 그 역시 따분해진다.
마리 바시키 르체프가 말했던 그런 종류의 심심함 말이다. '심심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적극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풍요 속의 공허함을 치료하는 데 일만큼 좋은 명약은 없다.
우리는 끊임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서 재미있는 일은 늘 내가 있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만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누구와 함께 있든 분명 다른 어딘가에
더 재미있는 사람,나와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을 거라 믿는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보다
더 매력적인 일이 있을 것 같고,지금보다 훨씬 더 큰 행복을 기약하는 삶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남들은 모두 나보다 훨씬 더 행복한 것처럼 보인다. 이게 바로 우리 세대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말마따나 재미에는 최상급이 없는 듯하다.
늘 그보다 더 재미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최고로 재미있는 상태,더 이상 재미있기를
바랄 수 없는 상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책이 아니고,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최고의 일터가 아니고,내 손에
잡히는 남자는 내게 어울리는 최고의 파트너가 아니다. 모든 책,모든 직장,모든 임식,
모든 남녀를 경험한게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왠지 지금보다 나은 게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고,아무리 봐도 남의 떡이 커보인다.
우리는 과연 누구일까 ? 쾌락주의자들일까,단지 자유를 사랑하는 개인주의자들일까?
자아도취적 파티 괴물들일까,대인관계 불구자들일까? 혹은 실용주의자들일까 ? 아마
전부 다 조금씩 섞여 있을 것이다. 그중 때로는 어떤 요소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때로는
다른 요소가 더 강해지고, 뭐 그럴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뿐 !
사람들은 말한다. 과정이 곧 목표라고. 헛소리 좀 작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는 목표를 세워야 할 때다. 이놈의 무기력한 우물쭈물 갈팡질팡에서 제발 벗어나야
한다. 분명 모든 게 가능하다고 했으니,이 지긋지긋한 우유부단함에서 벗어나는 길도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56~57p
우리는 자신의 겉과 속을 드러내고 남의 겉과 속을 엿보는 과정에서 이따금씩 이루 말할
수 없는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LA와 베를린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란 명소는 다
돌아다니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 부러워서 못 산다. 하지만 또 때로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며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취하기도 한다.
괴테의 말을 빌리자면 "하늘을 찌를 듯 환호하다가 죽음을 맞은 듯 침울해하는것"이다.
우리는 경계성 인격 장애 환자가 되어 버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텀블러 같은 각종 SNS의
물결이 밀려오면서 우리의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타게 되었다.그 롤러코스터의 이름은
때로는 '환희의 폭주'이고, 때로는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다. 그 롤러코스터는 수치심의
경계마저 무너뜨렸고,SNS는 결국 우리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강렬한 표현 욕구와 본능을
해소시키는 강력한 채널로 부상했다. -67p
언젠가 먼 훗날 우리도 깨닫게 될지 모른다. 행복이 억지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행복은 파랑새와도 같다. 쉽게 손에 쥘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군침을
흘린다. 우리는 바로 코앞에서 흔들리는 당근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당나귀들이다.
그 당나귀들은 오직 당근을 먹고 싶다는 열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행복 자체가 아니라
행복을 갈망하는 마음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자동차를 굴러가게 만드는 연료인 것이다.-130p
...잠시 숨을 고른 미시케는 중요한 말 한마디를 툭 던졌다.
"요즘은 뭐니 뭐니 해도 안정이 최우선이에요. !"
그렇다.모든 게 안정적이어야 한다.미시케도,나도,우리 중 대부분은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안정이다. 안정적인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더더욱 안정을
염원하다.안정은 우리에게 알파와 오메가다.
우리 삶의 모토는 '리스크가 없을수록 더 재미있다'다. -162p
우리는 자유를 좋아한다.하지만 자유보다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가 '레트로'나
'빈티지'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들에 그토록 미치는 이유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음악도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다. 자유를 원한다고 해서 투쟁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예전과는 시대가 달라졌다.- 182p
우리는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고 있다. 거기에 신경 쓰느라 삶을 즐길 줄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우리는 소도 돼지도 닭도 생선도 아니다. 만약 우리가 음식이라면,
우리는 아마도 유기농 뮤즐리쯤 될거다. 콘플레이크도 오트밀도 아닌 그것,
몸에 좋다는 건 다 모아놓았지만 맛은 정말이지 젬병인 그 뮤즐리 말이다.-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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