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치는 사치를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위를 쳐다보며 비교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
행복해지기 위해서 얼마나 필요할까 ?
4년전 재미있는 실험(?)을 했었다. 강원도 산골에서 제대를 앞둔 말년의 내겐 큰 즐거움이 있었다.
일과시간이 끝나면 인터넷 교장에 가서 제대하면 쇼핑할 물건의 리스트를 뽑는 것이었다.
난 재미로 하나하나 필요한 것들, 사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갖고 제대를 했는데 통 큰 어머니께서
무려 5백만원이나 니 맘대로 쓰라며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막심하다. 저금이나 해둘껄...ㅡㅜ)
생각이 짧은 나는 그저 좋아서 돈 받자마자 노트북과 5.1채널 스피커(영화 몰아치기 감상을 위해)등을 먼저 지르고
리스트를 보며 하나하나 모두 지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택배가 어찌나 많이 왔는지 택배 회사별 지역 담당 기사들과 친해지기 까지했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이렇다.
처음 며칠은 택배라면 그저 좋다.
좋아서 달려가는 것도 적응이 되더라 -_-; 박스 수십개가 쌓여가면서 박스 까는 것도 귀찮아지는
놀라운 체험을 했었다.
택배가 와도 그저 시큰둥...날로 줄어드는 통장잔고를 보며 스트레스 받아도 지름은 멈추지 않는다.
아마 내 인생에 밥먹고 쇼핑만 해서 택배 받는 일은 4년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돈이 넘쳐나니 내 만족도는 그 액수에 비례해 급감했다. 말하자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
당시 박스까는게 귀찮아서 했던 생각이 지금도 기억난다. " 좋다고 지를때는 언제고...나란 인간은 이리도 간사한가 ? "
3개월 만에 5백만원을 다 써버리고 내가 얻은 건 허탈감과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들(지금도 뜯지 않은채 남아있는 물건들이..쿨럭)
뿐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까 ? ㅡㅜ
어쨋든 당시의 경험을 통해 쇼핑, 지름의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그 횟수에 반비례 한다는걸 아주~확실히 깨달았다.
행복 경제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하고 있는 저자의 다소 긴 호흡의 글들은 행복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과
인생의 목적에 대해 생각할 꺼리를 신나게 던져 준다.
인간사를 쥐락펴락하는 돈의 매력과 힘, 돈의 한계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이 시도되며,
재정적인 자유가 곧 인생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실험결과와 돈이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힌트를 알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인생에서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적인 원리를 그려봤다.
우리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욕구에 의해 우리가 얼마나 센 압력을 받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적응
능력에 달려 있다. 기대수준과 지위가 바뀌면 다시 이웃,동료,친구들이 바뀐다.
욕구 : 사람들은 어제의 꿈이 이루어지고 나면 손바닥 뒤집듯 쉽게 그리고 빠르게 더 높은 꿈을 새로
꺼내들게 된다. 수준과 수준을 넘어서려는 욕구, 표준과 표준을 넘고 싶다는 바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움직인다. 원하는 것이 채워지면 다른 한쪽, 즉 수준이 금방 위로 올라간다.
만족할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욕구가 충족되면 곧바로 기대 수준이 올라가게 될까 ?)이 우리의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다.
완전한 적응은 욕구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만족스런 삶을 위한 철칙 : 친구 + 가족 + 책임
Q : 박사님 돈에 휘둘리는 우리들은 어찌해야 하나요 ? 조언 부탁드립니다.
A : 우리는 두 가지 완전한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냉혹하고 힘든 시기에 몸을 적응시키고, 숨을 깊이 들이 마신다.그리고 돈을 놓고 벌이는 살벌한
경주에 뛰어들어 어떻게든 안전한 앞자리 중 하나를 차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면 정말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가족,친구,건강 그리고 책임 같은 지속적으로 행복을 가져다주는, 본질적이고 내면적인 재화들이
바로 그것이다. 돈,권력,특권보다 어쩐지 구태의연하고 지루하게 들리는 가치들이다.
그렇지만 그런 본질적인 재화들은 넘어설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공짜라는 점이다. 누구나 그것들을 가질 수 있다.
아 !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이 책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탄사가 쓰였다.)
" 사람들은 물질적인 재화의 이용이 여러 가지 다양한 영향으로 무가치해진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우리의 상황을 이렇게 비판했다.
" 그래서 가족이나 건강과 같은 본질적인 목표를 위해 써야 할 시간을 물질적인 목표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한다. 결국 삶에 대한 만족감은 더욱 줄어들고 마는 것이다."
소득과 욕구는 분명 나란히 증가한다. 내 해석이 맞는다면,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사회가
부족함 없는 과잉 공급의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성장하는 욕구를 더욱
강하게 자극하게 될 것이고, 그런 욕구의 충족을 위해 다시금 경제적인 성장이 요구될 것이다.
돈이 지닌 최고의 가치는 자기 자신을 가치있다고 믿는 감정, 높은 경제적 위치 덕에
생겨나는 명망과 안정에 있는 것이다.
끔찍한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질적인 걱정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목표를 위해 두 가지를
희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는, 일과 돈 벌이에 그들의 인생을 모두 희생하고, 또 일을 하고
돈을 버느라 친구,가족 그리고 여가시간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감수해야 하는 희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목표에 절대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사회적 위치라는 말은 무언가 더욱 큰 개념, 더 깊은 인간의 내면과 관련된다.
다시 말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자신감과 관련된 개념이다.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는
관념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말하자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인 셈이다.
부의 상대성이야말로 돈이 우리를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우리는 충분히 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을 갖는다. 우리는 마땅히 벌어야 하는 돈보다 항상 적게 번다고 투덜댄다.
점점 더 많은 것을 소유할 수 있는데도 소유욕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 이웃,직장동료 그리고 친구들 중에 우리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은 상당부분 술이나 마약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이렇게 설명한다. " 유쾌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사람이
계속해서 똑같은 기분으르 느끼려고 한다면, 점점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모든 잘못은 인간의 뛰어난 적응능력에 있다. 우리가 막 어떤 생활수준에 이르게 되어
행복해할 때 , 적응능력은 어느새 우리에게 "이것은 이제 '평범'한 거야 " 라고 속삭인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평범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도, 우리에게는 이제 새로운 표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것이 평범하지 않은 것이 된다.
적응의 위력을 알게 된다면, 이제 물질적 만족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행복은 실제로 사용가능한 소득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하는 소득과 실제 소득과의 차이이다. 이 차이가 적을수록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만족감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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