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느 정도 긴장상태에 있을 때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그 긴장이란 이미 성취해 놓은 것과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 사이의 긴장, 현재의 나와 앞으로 되어야 할 나 사이에 놓여 있는 간극 사이의 긴장이다. 이런 긴장은 인간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고, 정신적으로 잘 존재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
되어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그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된다. 그렇게해야만 그 동안 숨어
있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일깨울 수 있다.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혹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항상성, 즉 긴장이 없는 상태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나는 정신건강에 대해 이것처럼 위험천만한 오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말하자면 한쪽 극에는
실현되어야 할 의미가,그리고 다른 극에는 그 의미를 실현시켜야 할 인간이 있는 자기장 안의 실존적 역동성이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본문 174~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