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11.25

『 어린 왕자 』이후로 오랜만에 만났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조종사였다는 정도.
     생텍쥐페리 생애와 연보를 보고 나니 그의 삶이 조금 보인다.
    『 어린 왕자 』는 동생 프랑수아의 죽음이 모티브가 되어 쓰여졌구나.

     12살 때 우연히 비행기를 타본 이후로 44세에 행방불명될 때까지 그의 삶은 비행기와 떼어놓을 수 없었다.
     당시 비행기 제작 기술의 한계 때문인지 여러번 목숨을 잃을뻔 했다. 
     비행 경로를 개척하고 신기술을 몸으로 부딪쳐 실험을 했던 프론티어들의 이야기로도 읽혔다.

비행 사고 : 1923년(23세) , 1933년(33세), 1934년(34세), 1935년(35세) - 이때의 체험으로『 인간의 대지 』집필.
                1938년(38세) , 1943년(43세), 1944년(행방불명, 독일 전투기에 격추된 것으로 추측)

   
     
    사고 기록만 모아봤더니 조종사 외에 다른 일을 하던 때를 제하고는 늘 비행을 했고, 사고를 당했다.
    장거리 비행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도전할때마다 불시착하거나 추락을 해서 죽을뻔한 고비를 넘겼다.

    『 인간의 대지 』도 파리와 사이공 간의 비행 기록 경신 수립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시도하다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5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가 되었던 경험을 토대로 쓰여졌다.
    
    죽음의 고비를 여러번 넘기면서도 조종간을 붙잡게 했던게 무엇일까 ? 그도 인간이니 두려웠을텐데 ...모르겠다.
    그가 하늘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며 찾고자 했던 의미는 무엇일까 ?
    
    조종간을 손으로 부여잡고, 움푹 들어간 자신의 손바닥 안에다가 비행기가 보내주는 힘을 전해 받는다는 느낌이
    어떨지 상상도 안간다. 비행기 타러 3년간 세부에 간다는 진중권이 씨익 웃는다.
    
    Even our misfortunes are a part of our belongings.(심지어 불운도 우리의 소유물들의 일부분이다. 야간 비행)

    그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건 당연하구나. 

   사막에서 조난당해 갈증에 허덕이고 신기루에 희롱당하면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그의 모습을 보니 빅터 프랭클이 생각났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186~187쪽.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 

" 아무리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유일한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잠재력은 한 개인의 비극을 승리로 만들고, 곤경을 인간적 성취로 바꾸어 놓는다. 상황을 더 이상 바꿀 수 
 없을 때에 우리는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인간의 주된 관심이 쾌락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데에 있다는
 것은 로고테라피의 기본 신조 중의 하나이이다. 자기 시련이 어떤 의미를 갖는 상황에서 인간이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186~187쪽.

남겨질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리고 보험들.
내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종신보험하고 종합보험 들어둔게 어머니께 제대로 지급이 될지 궁금해졌다. 
실종이든 사망이든 서류를 떼서 제출을 하면 본사 심사를 통해 보상금이 지급 되겠지.
아니 서류 작업을 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지급이 될까 ? 생각해보니 그 과정또한 부모에게는 힘들텐데.
은행 예금은 또 어떻게 되고 ? 이번 기회에 가족에게 어떻게 상속이 되는지 확실하게 해놓자.
   
                            

[앙투안 드 셍텍쥐페리의 추모비 Monument for Antoine de Saint-Exupéry at Bastia airport, Corse, France ]
 사진 출처 : wikipedia
      

" 태양이 내리쬐는 한가운데에, 사자의 발톱 공격 한 번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영양에게 있어
   하나의 진리라면, 사자가 무엇이 그리 대수이겠는가.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지금 향수에 젖어 있는 것이로구나'라는 생각을 절로하게 된다.
   뭔지 모를 그 무엇을 바라는 마음.
   그게 바로 향수다. 향수의 대상은 있지만, 그것을 표현할 말은 없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  - 본문 282쪽. 



+ 2009.12.07

우리의 형제와, 그리고 우리 이외의 그 누군가와 공동의 목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만 
    우리는 숨을 쉰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사랑이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서로 재회하게 될 같은 정상을 향해 나아가며
    같은 줄로 이어진 사람들만이 동료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이 풍요
    로움의 시대에,사막에서 마지막 남은 식량을 함께 공유함으로 인하여 그토록 벅찬 기쁨을
    느꼈겠는가 ? 사회학자들의 그 어떤 주장이 이보다 가치 있을 수 있을 것인가 ?
    우리들 중에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한 동료들을 구할 때의 그 위대한 기쁨을 
    아는 모든 사람에게는 다른 모든 즐거움이 헛된 것으로 보였다.
    
    오늘날의 세계가 우리들 주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아마 이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각기 자신에게 이 같은 벅찬 기쁨의 세계를 약속해주는 종교에 열광하고,
    우리 모두는 상반되는 말을 통해 동일한 흥분을 표출한다. 
    각기 이성적 사유의 결실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를 보이지만,그 목적에 있어서는
    모두 동일하다.  - 본문 286 쪽.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인간이 갖고 있는 본질 속에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서로 명백한 진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 … )
    사람은 우파와 좌파, 꼽추와 꼽추 아닌 사람들, 파시스트와 민주주의자로 나뉠 수 있으며,
    이러한 구분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진리란, 독자들도 알다시피
    세상을 단순한게 만드는 것이지, 카오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진리란 보편성을 끌어내는 언어이다.( … )
    진리는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해지는 것이다. - 본문 289~290 쪽.
  
    
    다소 막연하긴 하지만, 모든 이는 삶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하지만 잘못된 해법들이
    존재한다. 물론 제복을 입혀 사람들을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러면 이들은 전쟁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를 것이고, 동료들과 함께 빵을 나눠 먹을 것이다. 자신들이 갈구하는 것,
    즉 보편성의 맛을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에게 주어진 빵으로 말미암아 이들은
    죽을지도 모른다.  - 본문 293 쪽.

    
    "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은 우리가 게으름에 빠져들듯 주저앉게 되어버리는 가난이 아니다.
    동유럽 사람들은 천한 신분으로 살아가고 그것에 스스로 만족한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무료 급식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내가 괴로운 것은 이 가난의 골 때문도, 이 닳고 닳은
    옷 때문도, 이 흉한 몰골 때문도 아니다. 그건 말하자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들 속에서
    모짜르트가 살해된 것 때문이다. "

    오직 정신만이, 진흙 위로 입김을 불어넣을 때에 비로소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 본문 301~307 쪽.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기차 여행에서 마주친 가난한 폴란드 노동자의
      자식에게서 모짜르트의 얼구을 봤고 동시에 그들의 가난과 무지 탓에 닫혀버릴 모짜르트의
      미래에 괴로워했다. 
+ 계속 ~

'취미-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인 조르바,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  (0) 2009.12.09
청춘의 독서  (1) 2009.11.23
바이오 스피어 2 - 인간실험 2년 20분  (0) 2009.11.16
Posted by 시냅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