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취미-독서 2009. 12. 9. 23:29 |



+ 2009.11.24

  아직 대가리도 여물지 못한 풋내기 주제에...하고 웃으며 수염을 쓸어내리겠지.
    조르바가 날 보면 말이야.
    그는 세상 쉽게만 살아온 나 같은 녀석이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해야 알아듣겠소 ?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나머지는 모두 허깨비들이오.
 나는 이 눈으로 보고 이 귀로 듣고 이 내장으로 삮여 내어요. 나머지야 몽땅 허깨비지.
 - 『그리스인 조르바』, 고려원, 69쪽.

+ 2009.11.25

  매트릭스는 편하지. 빨간약을 삼킨 다음에 보이는 세상은 아름다운가 ?

    
 그저께 우리 무슨 이야기를 했지요 ? 당신은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주고 싶다고 했지요 ? ( …)

 만일 그 사람들이 눈을 떴을 때, 당신이 그들 현재의 암흑보다 나은 세계를 보여 줄 수 있다면 ….
 보여 줄 수 있어요 ?

 나는 알지 못했다. 나는 타파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는 잘 알고 있었다.
 그 폐허에 무엇을 세워야 하는가는 알지 못했다. 나는 생각했다.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낡은 세계는 확실하고 구체적이다.
 우리는 그 세계를 살며 순간순간 그 세계와 싸운다.  - 본문  77쪽.
 

 크레타섬에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사진 출처 : wikipedia ]

생전에 미리 써놓은 그의 묘비명

Δεν ελπίζω τίποτε. Δεν φοβʊμαι τίποτε. Είμαι λεύτερος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2009.12.07

나는 내 정열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고향도 마찬가지에요. 한때 몹시 그리워하던 적이
    있어서 그것도 목젖까지 퍼 넣고 토해 버렸지요. 그때부터 고향 생각이 날 괴롭히는
    일이 없어요. ( … ) 두목. 우습겠지만 웃을 필요는 없어요. 이게 사람이 자유를 얻는 도리
    올시다. 내 말 잘 들어요. 터질 만큼 처넣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금욕주의 같은 걸로는 안 돼요. 생각해 봐요. 두목. 반쯤 악마가 되지 않고 어떻게 악마를
    다룰 수 있겠어요 ?    - 본문 303~304 쪽.

   
    우리의 덧없는 삶 속에서도 영원이 있다는 것이오. 우리로서는 혼자서 그걸 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이오. 우리는 나날의 걱정으로 길을 잃는답니다. 소수의 사람, 인간성의 꽃 같은
    사람만이 이 땅 위의 덧없는 삶을 영위하면서도 영원을 살지요. 나머지는 길을 잃고 
    헤매니까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종교를 내려 주신 것이오. 이렇게 해서 오합지중도
    영원을 살 수 있게 된 거지요.   - 본문 316 쪽. 주교의 인생의 활기를 줄 세 가지 이론 중.


+ 2009.12.09

열린책들에서 펴낸 2006년 10.25일에 나온 25쇄엔 조르바와 카잔차키스의 사진이 빠져있다.
   고려원에서 펴낸 1986년 13쇄에 있는 사진들을 기록으로 남겨놓는다.






개정판에서 덧붙인 이윤기의 해설 덕택에 조르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다 읽고보니 쪼그라든 내 가슴팍에 담기엔 아직 무리다. 오래 벗삼을 책을 만났다.

클라이막스에 다를 무렵 페이지 전체가 날라가 버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나보다. 

마놀라카스와 조르바의 격투 장면이 펼쳐질려는 그 순간에 책이 뒤죽박죽 되버렸다.
384쪽에서 갑자기353쪽이라니 -_-; 다행히 1986년판이 있었기에 망정이니 밤 12시 넘어
미칠뻔했다.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 하나 박을 때마다 우리는 승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악마 대장보다 반거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 !  - 본문 356 쪽.

조르바가 한 말이 계속 따라다닌다. 어쩌다 이리 가슴팍이 쪼그라들었을까? 어쩌다 ?

재수없는 사람은 자기의 초라한 존재 밖에도 스스로 자만하는 장벽을 쌓는 법이다.
이런 자는 거기에 안주하며 자기 삶의 하찮은 질서와 안녕을 그 속에서 구가하려 하는 게
보통이다. 하찮은 행복이다. 만사는 정해진 순서를 따라 진행된다. 험한 길, 신성한 길을
따르다 안전하고 단순한 법칙을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로부터 공격이 차단된
확신의 테두리 안에서 지네처럼 꼼지락거리다 보면 아무 도전을 받을 수 없다.
숙명적인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 되는 강력한 적은 오직 하나, 터무니없는 확신뿐이다.
확신은 내 경험의 벽을 허물고 내 영혼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 본문 458 쪽.

+ 2009.12.11

  20여 년 만에 만난 조르바와 조르바 http://seogo.tistory.com/370

+ 계속 ~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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