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문화의 거리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온갖 외식업 프랜차이즈와

개인 음식점 매장의 경쟁이 피 터지는 곳입니다.


유독 가게가 자주 바뀌는 터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보니 1인 보쌈 전문점이 들어섰습니다.

상호 검색해보니 첫 화면에 상수동 맛집 보쌈 전문점

이라는 글이 보입니다. 


상수동엔 특색 있는 가게들도 많고 맛집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지요. 그런데 보쌈집이 ? 궁금해졌습니다.

여친은 입구에서 차라리 고기집을 가자고 만류했지만

궁금했습니다. 1인 가구 시대에 이런 가게가 

잘 되어야지 ~ 하며 호기롭게 세트 메뉴를 시켰습니다.


세트메뉴 이미지


13,000원 계산하고 나온 보쌈세트 입니다.

여름 메뉴 도시보쌈 비빔국수와 김치냉국수 세트입니다.


오전에 비온뒤 찾아온 무더위와 습함에 시원하고

칼칼한 김치국수 육수를 드링킹하고 싶어 주문했는데

면 상태를 보니 아뿔싸 !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함은 냉국수가 아니라 여친의

굳어진 표정과 내뿜는 저기압에서 느꼈습니다.


메뉴판


1인 보쌈 전문점 365 도시남녀 메뉴판입니다.

보쌈 제일 싼게 4,500원 부터 시작합니다.

국수 들어간 세트가 6,500원입니다.

가격 보면 혜자 메뉴 같습니다. 보쌈이 4,500원 ! ?





다시 제가 시켰던 음식 상태를 봅니다.


보쌈 2인분입니다. 물어보니 1인분에 60g 이랍니다.

그래도 보쌈인데 마늘이나 고추 쪼까리라도 내놓지...

보급형 보쌈 맛입니다.

보쌈을 싸게 먹을 수 있으니 불만 없습니다.


비빔국수 사진


비빔국수입니다. 분식집에서 나오는 비빔국수를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비빔면을 받은 기분입니다.

매콤하고 쫄깃한 비빔국수에 보쌈 싸먹을 기대에 부풀었지만...


실망 짤방


게다가 비빔국수 면이 미지근합니다.

국수 먹고 나니 입안 텁텁하고 기름기가 남습니다.

매콤하고 쫄깃한 비빔국수에 보쌈 올려서 후루룩 면치기

시전할 생각에 설레였습니다. 헛된 기대였습니다.


물론 맛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다른 분은 맛있을 수 있습니다. 



요게 김치냉국수입니다. 

라면 삶아서 마트 냉면 육수에 김치 올려 먹는 맛입니다.


저는 비빔라면, 김치냉라면이 아니라 국수가 맞는지

메뉴판을 다시 봤습니다. 

국물은 미지근하고 여친은 뾰루퉁해있고 즐거운 

점심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기 대표님 아마 신규 프랜차이즈니 온라인 모니터링

하실겁니다. 저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 응원합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도전 한 분들 성공하길 바랍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마디 합니다.

고기 질을 떠나서 보쌈을 4,500원에 먹을 수 있는건

좋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겐 정말 좋아요.

근데 국수 세트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김치냉국수라고 하면 누구나 시원함과 면발 먹는

재미를 기대하고 주문할텐데요.

미지근하고 라면 식감이라니요.

차라리 가격을 더 올리더라도 내놓는 비빔국수,

김치냉국수 퀄리티를 올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국수 세트가 아니라 그냥 보쌈 먹고 갔으면

아무 글도 남기지 않았을 겁니다.


" 보쌈이 5천원이 안된다니 혜자네 혜자야 "

요러고 그냥 지나갔을 테지요.


만약 국수 세트가 9,900원이라고 했어도

국수가 우리가 아는 그 '국수'였다면 불만 없습니다.


동네 순대국집에서 1인 보쌈에 소주 빨간거 한병

얼큰 하게 먹고 12,000원 내고 나오면 기분 좋습니다.

아깝다는 생각 안들어요. 

근데 국수도 주는데 6,500원이라니 가성비 좋습니다.


얼마전 음식점에서 선호하는 손님이 30대 남자 

회사원이라는 글을 봤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혼자 식당 갈 때는 그런 모습입니다.

어느정도 먹을만하면 조용히 가서 후다닥 먹고 

나오기때문에 테이블 회전률도 높고 서로 좋겠지요.


먹을만하다는 기준은 적어도 돈은 안 아까운 집입니다.

평일날 밥 먹으며 맛집을 기대하진 않으니까요.


" 편의점 도시락 먹을바엔 순대국을 먹지 "


평상시 요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


" 이거 먹을바에 편의점 도시락을 먹지 "



CU편의점 마늘보쌈 도시락 4,900원입니다. 


보쌈은 해먹기도, 사먹기도 부담스러운 메뉴입니다.

이런 메뉴를 싸게 파니 좋은 시도입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양과 질에서 타협점을 찾느라

고생한 분들, 매장 오픈하고 땀흘리며 일하는 분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용히 먹고 가는 1인 가구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더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오늘 먹었던 국수 세트만 실망했을 수 있으니 또

방문해서 다른 보쌈 메뉴도 먹어보고 올 계획입니다.


+

1인 가구 전문 식당 처음 봐서 반가웠습니다.

요즘 시대에 칭찬 일색인 식당 리뷰보면 바이럴인지

의심부터 갑니다.

다 애정이 있어서 직접 사먹고 쓴소리도 하는 것이니

상처받기 보다는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시냅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