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크림빵이라는게 있는데 그렇게 맛있데"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가뜩이나 빵 좋아하는데 소금크림빵이라니.

게다가 소금 ? 그렇다면 달달한데 짜다는건가 ?

과연 빵하나 사먹자고 멀리 서울까지 가야하나 ?


벼르다 어제(7월24일) 폭염을 뚫고 다녀왔습니다.

서울 나들이 가면 여친이 이쁜 가게들 앞에서 정줄을

놓는지라 혼자 가고 싶었지만 그런 행복이 있을리가 

우리의 목적은 빵 투어라고 단단히 이르고 출발.


제과명장이 한다는 빵집도 가고 팥 전문 가게도 가고

행복한 계획을 세웠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습니다.


갑자기 상수동 맛집을 찾았다며 먼저 가자고 합니다.


빤닭빤닭 매장


빤닭빤닭이라는 상수동 닭갈비집입니다.

자기 친구가 그러는데 그렇게 맛있고 배터진다네요.

여기 찾아가며 보니 주변이 온통 맛집같아 보입니다.

상수동 맛집이 그렇게 많다더니만 처음 왔습니다. 


메뉴판누르면 커집니다.


입구에서 들어가려는데 손님 없습니다. 두둠칫. 음.

상수동 빤닭빤닭 메뉴판입니다. 

닭갈비 2인분에 치즈 사리를 추가해 주문했습니다.


음식사진


저렇게 크고 얕은 팬에 조리가 되어서 나옵니다.

그런데 사진을 잘 보면 치즈위에 얇고 검은게 보입니다.

머리카락인가 ? 보니 살짝 굵은 실이 떨어져있습니다.


"서빙하다 옷에서 떨어졌나보지 뭐. 치우고 먹자" 


아무렇지 않았는데 여친은 흥을 잃었나봅니다. 


면적의 반은 치즈입니다. 

젓가락질 하면 바로 팬 바닥이 보입니다. 

여친은 친구에게 카톡을 날립니다.


" 배터진다며 ? 배터진다며 ~~~~ "


기대감없이 방문해서 먹는다면 무난합니다.

저는 애초에 닭을 먹으면 무조건 치킨파라 하루 지난

지금도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닭갈비 먹으면서도 소금크림빵이 궁금했을뿐.


서둘러 빵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잠깐 ! 오징어먹물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래 "


고양이사진


공원에서 아이스크림 먹다보니 길고양이가 보입니다.

야옹아 멍멍해봐. 

뻘소리 했더니 저렇게 처다보네요.

울집 댕댕이 시원하게 있으라고 에어컨에 서큘레이터까지

돌려주고 나온게 생각납니다. 부럽습니다.

주변에 물그릇도 여러개고 이쁨받나 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니 입술 주변에 먹물이 묻습니다.

오~진짜 오징어먹물이 들어갔네 ! 빨리 빵집가자.


상수동에서 연남동이야 금방 가니 신이 납니다.

좀만 가면 빵을 먹을 수 있겠구나 !


촬영현장 사진


주변이 시끌시끌합니다. 드라마 촬영하나 ?


자주 본 것처럼 시크하게 설명해줍니다.


"서울에선 드라마 촬영이 아주 흔해. 

별일 아니니 빵집이나 가자 "


아...그분의 눈을 보니 택시 안의 배우들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고서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결의가 보입니다.


정상훈


택시 안의 배우는 정상훈씨였습니다.


양꼬치엔 칭따오 ! 

SNL에서 외치다 진짜 칭따오 모델로 발탁된 전설의 그.

20년 무명 생활을 견뎌낸 정상훈씨였습니다.

택시 안의 기사 역은 슬기로운감빵에서 나온 배우랍니다.


이제 배우들도 확인했으니 다시 재촉합니다. 빵집으로.


옷가게사진


"꺄악 ! 꺄르르~ 저기좀 봐 ! 저기 갈래 "


입구사진


옷가게 주변이 이쁘긴 합니다. 


입구사진2


꽃밭 입구에서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릅니다. 


그런데 이쁜 가게들이 홍대에는 정말 많습니다.


아.. 


게다가 옷가게들 마다 50% 세일이 붙어있습니다.

해가 쨍쨍했었는데 주변이 어둑어둑해집니다.


아...


연남동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연남동 땅을 밟습니다.

정대만이 생각나고 견뎌낸(?) 제 자신이 뿌듯합니다.


정대만


소금크림빵에 대한 집념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실 중간 라인프렌즈샵에서 포기할뻔했습니다.


매장 전 사진


홍대입구역 3번 출구쪽으로 나와 두 번째 골목 !


가즈아짤


드디어 푸하하크림빵집에 도착했습니다.

매장으로 달려갑니다.


매장외관 사진


매장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생각보다 아담했습니다.


크림빵사진


갖가지 크림빵들이 맞이해줍니다.

매장이 좁아서 포장해가야합니다.


푸하하크림빵 가격입니다.

소금크림빵 2,200원 , 그릭요거트빵 2,200원,

말차단팥크림빵 2,800원, 말차크림빵 2,300원

리얼딸기크림빵 2,300원, 덜단팥크림빵 2,500원

티라미수 8,000원 , 딸기스마일박스 7,500원

당근 케이크 8,000 등





가슴이 떨립니다. 무슨 맛인지 궁금합니다.

다행히 크림빵 종류별로 시식하라고 잘라놓습니다.


제 목적은 오로지 소금크림빵. 

다른 빵은 궁금치않습니다.


한조각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입안으로 넣습니다.

이걸 기대하고 말이지요.



짤방


기대감으로 충만했습니다.

사르르 녹아드는 생크림 전희 뒤 강렬한 소금의 짠맛으로

마음껏 혀를 농락 당하길 바랬것만.




"아, 크림빵이네. 크림빵이야. 그랬어. 크림빵이야"


크림빵1


매장 시식용을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연트럴파크 벤치에 앉아 다시 먹어봅니다.


크림빵2


파리바게트 크림빵 보다 살짝 작습니다.


크림빵3

 

동물성 크림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100% 동물성크림과 우유, 무항생제계란으로 만들었답니다.


먹고 또 먹어봐도 소금맛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 입맛이 둔한가 봅니다. 그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물론 부드럽고 충분히 맛있는 크림빵입니다.

다만 달고 짜고 단짠의 강렬함을 선사하는 빵은 아닙니다.


현자타임이 온듯 차분하게 식은 머리로 내가 너무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게 아닌가 고민했습니다.

담백하고 은은한 맛이란걸 왜 모르는가 반성했습니다.


홍대 여기저기 다니며 보니 빵집이 은근 많던데

지나친 기대감을 버리고 탐방해볼렵니다.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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