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완벽한 하루였다. 토르로 시작해 토르로 끝난 하루를 기억하기 위해 남긴다.


2017년 10월 27일 금요일의 재구성.





8시 ~ 11시 : 설레임과 허기의 시간


각성 토르가 헐크랑 어떻게 붙고 , 헬라라는 새로운 빌런을 어떻게 때려잡을까 ?

근데 헐크는 비행기 타고 홀로 우주로 가버렸는데 어찌 둘이 만나지 ?


개님과 산책하는 와중에도 궁금증은 증폭되고 배는 미칠듯이 고파온다. 

놀기로 한 날이지만 애슐리 오픈 시간전까지 미친듯이 일을 했다.

나도 각성했는지 애슐리 오픈 시간 11시에 맞춰 제법 많은 일을 해놨다.


애슐리 새우 메뉴 끝나고 갈릭 어쩌고 마늘 들어간 음식들 많이 나온다는데

내 관심은 오직 피자에 고구마 무스 잔뜩 얹어서 폭풍 흡입.

마무리로 스텔라 맥주 마시며 슈가 자몽으로 입가심하면 크으.




11시 30분 ~ 1시 : 애슐리 갈릭파티 먹부림



역시 사진빨. 짭쪼름할 줄 알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싱겁고 별로라 2조각 먹고 끝.



갈릭 엔젤치즈 피자 하나 때문에 다음주에 또 가야겠다. 어제의 베스트 메뉴.

고구마무스 얹어서 한입가득 입에 넣으면 느껴지는 마늘의 풍미와 고구마의 달달함은

세상 행복해진다. 화덕에서 구워서 바로 나오니 더 좋다.


수다 떨며 먹고 마시니 세상 부러운게 없다.



2시 ~ 4시 40분 : 토르 관람



ㅋㅋㅋ ,  헐 , 오 ~ , ㅋㅋㅋ 거리며 즐기다 보니 쿠키 영상도 지나가고 끝났다.

슈퍼히어로 무비 관심없어서 헐크랑 아이언맨만 구분하는 여친도 신나했다.


가오갤2도 좋았는데 이번 라그나로크는 정말 영화같은 영화여서 즐겁게 봤다.

아니 봤다기 보다는 즐겼다는 표현이 맞다. 어린시절 봤던 스타워즈 전투기신도

생각나고 음악도 흥겹고 어깨 힘뺀 투블럭 토르의 느슨함도 좋았다.

헐크랑 붙을때와 여러 전투장면은 구도가 마치 게임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더 좋았던건 토르도 우리와 함께 나이를 먹더니 연기가 늘었다는 점이다. 능청스럽고.


극장 벽 가득 DC 저스티스리그 홍보중이던데 토르만큼 뽑아줄까 ?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닌 세상이라 DC는 더 힘들 것 같다. 


이번 라그나로크에서 마블 스튜디오의 팬 서비스는 영화만큼이나 좋았다.

시리즈물에서만 가능한 연출과 관객들의 기대감을 살짝 비튼 영리함이 돋보인다.


기억나는 장면들 ,



1.토르랑 헐크가 경기장에서 싸울때 이를 지켜보던 로키의 진저리



어벤져스를 봤다면 잊을 수 없는 록키 걸레짝 되던 장면.

호되게 당했던 로키가 헐크를 보고 놀라던 장면에서 관객들의 폭소가 터져나왔다.



2.브루스 배너가 헐크 변신 타이밍을 못잡고 그대로 추락하는 장면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이 유인해온 요 거대한 외계 괴물을 상대할때 브루스 배너가

오토바이 타고 와서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변신 후 제압하는 과정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라그나로크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나온다. 나도 당연히 우주선에서 뛰어내린 배너가

헐크로 변신해서 거대한 멍멍이를 때려 잡을줄 알았는데 왠걸.


관객들의 기대를 가볍게 무시하고 추락한 장면에서의 황망함이란.

마블 스튜디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영리해진다.



3.블랙 위도우를 모니터 영상에서 봤을때의 반가움



Sakaar 사카르란 행성에 불시착해서 경기장안의 투사로 오랜시간 지내온 헐크가 

우주선에서 블랙 위도우를 영상으로 보고 배너로 돌아오는 장면이 나온다.

어벤져스 에이지오브 울트론과 이어지는 장면 설정이 나올때 반가웠다.


초반에 닥터스트레인지와의 장면도 좋았다. 영화 보기전엔 닥터스트레인지가

아스가르드에 가서 토르를 도와 헬라랑 싸울줄 알았는데 고건 또 아니네.



4.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했던 토르의 연인 제인과의 결별


로키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지구로 돌아온 장면이 나온다. 이때 시민과 인증샷을 

찍어주며 연인 제인과 헤어졌다는 설정이 나온다.


토르 나그나로크에서 제인과 헤어진 설정이 오히려 좋았다.지난 토르 1,2편 판타지 로맨스 

속에서의 -_-; 무겁고 진지했던 토르는 3번째 시리즈에 와서야 제 옷을 입은 듯 하다.

마치 가오갤2에서의 스타로드를 보는 듯했다. 아이언맨과 다른 개그코드로 웃겨주는

토르가 앞으로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다음 어벤져스에서는 타노스랑 싸운다.강해진 각성 토르라는 설정과 매끄럽게 연계된다.



5.토르 망치 묠니르와의 강제 결별



살벌한 누님 헬라가 묠니르 부숴버리는 장면에 헐 소리가 절로 나왔다.

토르의 상징인 망치가 없다니 그럼 토르는 어떻게 전투를 ?


결과적으로 각성 토르로 가기 위한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아버지와 자신의 분신인 망치를 둘 다 잃은 토르가 무력감에 절망할때

오딘이 너는 망치의 신이냐며 묻는 장면에서 무릎을 탁 쳤다.


헬라에게 눈을 잃고 각성한 토르가 광역 스킬을 선보일때 통쾌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바이프로스트 전투에서 화려한 번개 이펙트 일으키며 싸우는 토르의 멋짐은

그간의 궤를 달리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헬라를 상대로 더 강력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의 선택도 나쁘지 않았다.


토르는 마블에서 창조해낸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다.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영리

하게 가져온 만큼 그 뼈대가 되는 신화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유럽 신화에서도 거대한 수르트에 의해 바이프로스트가 무너진다.

헬라를 대적할 수 없는 토르가 수르트를 불러내 아스가르드를 멸망 시키며 시민들을

구해내는 장면에서 마블의 영리함을 느꼈다.


Asgard is a people 이 장면에서 나오는 토르 OST 제목


마블 스튜디오 내의 작가진 중 누군가는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책들을 연구했을 것 같다.

세계의 영웅 신화를 연구했던 조셉 캠벨은 우리를 열광시키는 영웅 신화들을 연구하며

그 스토리들 속에 공통적인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고 발표한다.



Separation : 주인공이 고향을 떠난다. 

토르가 사카르란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다. 



Initiation  : 주인공은 갖은 시련을 겪는다.

토르가 망치를 잃는다. 아버지를 잃는다 . 눈을 잃는다.


Return : 강해진 주인공이 고향으로 귀환한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세계관,스토리,장면,캐릭터를 버무려 영화로 만들어내는

일에 있어 마블 스튜디오는 정점을 찍고 있는 것 같다.

가오갤 이후로는 배경 음악에도 관심을 갖는 것 같고.




밤 10시 : 토르 2 다크월드 


느끼한 속을 달래려 청양고추 팍팍 썰어넣고 라면을 끓였다.

TV를 트니 OCN에서 토르 2 다크월드를 방영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 제인과 헤어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두서없이 감상기를 써놓고 보니 너무 좋은 말만 했다.

메인 빌런 약하고, 결말 허무하고, 볼만한 액션신은 예고편이 전부고 , 액션신이 짧다.


그런데 두 시간여 즐겁게 즐기고 나왔다. 영화같은 영화를 봤다.

마블 코믹스와 비교해가며 세계관 설정 놀이 하는건 피곤하다. 아재라 그런가 ( ..)

 

다음주 월요일 조조로 또 보러가야겠다.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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