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한 줄기 구원의 빛을 보다. 대한민국 20대들의 손에 우석훈 교수의 처방전이 들려지길 바라며.



자신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책을 읽고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요 ?
유치원에서 좋은건 나눠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다시 일어설 힘이 되줄거라 확신하며 두고두고 즐거워할 겁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3시 37분인데 히죽거리며 글쓰고 있는거 보면 확실합니다. :-)

1. 오늘부터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책을 들고 다닐겁니다.
   언제가 되었든 누군가는 관심을 갖고 찾아보겠지요. 


2.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보고 싶다고 댓글로 신청해주시면
    추첨해서 매달 한 분께 보내드리겠습니다. 추첨일은 매월 5일.

    받고 나면 트랙백을 보내주셔야 합니다. 블로그 방문객이 적으니 추첨될 확률이 높습니다 !

 

3. 가끔씩 전철,대학교,편의점 등지에서 마주치는 20대 들에게[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선물하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전하겠다는게 유일한 조건입니다.
   책 뒷면에 본 글의 링크와 간단한 설명을 첨부해야 겠지요.
   여기저기 신나게 돌아다닐 수도, 버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책의 운명에 맞기겠습니다.





이 한권의 책이 대한민국 88만원 세대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모두 살아 있어
살아 있으니까 슬픈 거야
손바닥을 햇빛에 비추어 보면
빠알갛게 흐르는 나의 핏줄기


우리는 모두 살아 있어
살아 있으니까 웃는 거야
우리는 모두 살아 있어
살아 있으니까 기쁜 거야
손바닥을 햇빛에 비추어 보면
빠알갛게 흐르는 나의 핏줄기
잠자리들도, 개구리들도, 꿀벌들도
모두 모두 살아 있어
우린 모두 모두 친구야

 - 공각기동대 2기에서 <다치코마의 노래>




+ 책을 덮고 나니 홍세화,정재권,진중권님 순으로 여러 문장이 떠오르더군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블로그에 남깁니다.

  나는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렇지만 태어날 때 생각을 갖고 태어난 건 아니다.
  지금 나는 무척 많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생각들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진 게 아니며
  내가 선택한 게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갖고 있는 생각을 고집하면서 살아간다.
  더구나 내 생각 중에 잘못된 게 있어도
  나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끊임없이 거꾸로 생각해 봐야 한다.
 
  - 홍세화



  근본적으로 사회적 위치라는 말은 무언가 더욱 큰 개념, 더 깊은 인간의 내면과 관련된다.
  다시 말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자신감과 관련된 개념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는 관념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인 셈이다.

  - 행복 경제학 /하랄드 빌렌브록


 
  고병권은 책에 네 등급을 매깁니다. 우선 가장 좋은 책은, 세계를 번역하는 책이랍니다.
  말 그대로 세계 속에서 작동하며 세계를 만드는 책입니다.
  두 번째는 세계를 해석하는 책입니다.
  해석을 통해 기존 세계를 비틀고 자기 세계를 만들지만, 변혁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하는 책입니다.
  세 번째는 세계를 반영하는 책입니다.
  그 자체로 세계의 거울이자 증상인 책으로, 해석을 부인하고 그저 '사실'에 입각하는 책이랍니다.
  마지막은 가장 나쁜 책으로, 세계를 낭비하는 책입니다.

  
  박노자 교수와 고미숙 연구원은 자존심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철학적으로 봤을 때 '나'와 '남'은 결국 둘이 아니다. '나'에 대한 나 자신의 태도는, 결국 '남'에 대한
  태도로 연장된다. 자신에 대한 존경, 즉 '자존'의 결여는 '남'에 대한 존경의 부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자존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한 건전한 태도'라고 풀어도 좋을 듯하다.
  자존은 '나와' '외물'을 평등하게 존중함으로써 결국 이 세상을 수평적으로, 공존과 연대가 가능한
  것으로 보려 하는 마음 자세다."

  나를 내세우는 게 아닌 공존과 연대의 '창'으로서의 자존심이라,
  이거 멋진 발상의 전환 아닌가요 ? 자존심, 이제 제대로 알고, 제대로 세웁시다.

  - 정재권


 

  어떤 사람의 존재미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위험할 때, 어려울 때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입니다. 여유 있을때 그렇게 하는 것은 하나도 멋있는 게 아니에요. 전혀 여유가 없고
  정말 힘든데 어떤 어려운 결정을 했을 때 그것이 멋있는 것입니다.
  원한을 갚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 놓인 자기 삶 자체를 작품으로 끌어올릴 굉장히 중요한
  결정적 계기로 여기는 유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주인의 도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회적 지위가 아무리 낮더라도 자기 삶 속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늘 보람을 느끼고, 자기 상태가 늘 그저 그렇다 하더라도 전혀 열등의식 같은
  것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런 상황 속에서 훨씬 더 주인의식을 느낍니다.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그 모든 것의 출발이 결국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자는 것입니다.

  - 진중권, 자존심의 존재미학

   

  가슴 벅차기 위해서는 논리니어한 구조 감각이 흘러넘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논리나 논쟁(dabate)이 재미있는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다.
  논리주의야말로 트리스탄 차라(Traistan Tzara)나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가,
  마르셀 뒤샹과 앤디 워홀이 온몸을 바쳐 가며 내팽개친 것이었다.
  좀더 덧붙인다면 가슴 설레기 위해서는 불안정하고 불포화적인 술어성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향해 용기를 갖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하나 더 있다. 종래의 지식의 열거법에 큰 의문을 품고 새로운 재편성에 나선다는 것이다.
  지식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미 가슴 설레지 않게 된 지식도 많다. 그래서 예를 들어 노장 사상이나 에피쿠로스는
  지식을 버릴 것을 제안했지만 좀처럼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다만 노자와 장자와 에피쿠로스가 놀이를 장려한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 마쓰오카 세이고, 지의 편집공학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래 계속 불을 활용해 왔듯이 인류가 인류로 지구상에 살아남는 한
  그 불씨는 살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작은 만남을 통해, 한마디의 말, 책에서 읽은 한
  문장을 통해서도 심어지는 불씨고, 그 불씨는 한번 만들어지면 결코 꺼지지 않는다.
  그것은 스멀스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으면서 크고 작은 기적들을 일으키고 절망을
  희망으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 조한혜정


 



 

+ 10월 9일 병원에서.

참 기가 막힌 타이밍입니다. 어제부터 어머님 입원치료 기간이거든요.
조용한 병실에서 혼자 움찔거리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 같이 지내는 분은 십자수가 취미, 간병하는 가족은 성경만 읽으시니
책 읽기에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습니다. :)


아마 09년의 남은 3달 내내 붙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녹아있는 감당안되는 지식들의 끄트머리라도 잡아볼라고 치면...

이전에 읽었던 진중권의 '자존심의 미학'에 관한 글과 삶에 대한 에피쿠로스적 태도가
이번 책과도 매칭되는 것 같습니다.
공존과 연대의 창으로서의 자존심을 말한 박노자와도 그렇구요.

녹슨 머리에 광명이 비춰지니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이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대체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동인지...

마쓰오카 세이고의 책을 7년간 붙들고 있으면서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애써도 풀리지
않던 것들이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덕에 연쇄적으로 풀려나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깨어있는 사람들은 그 분야가 뭐든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게 정말 신기합니다.

제게 있어 혁명은 제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이를 존중하자 다짐하고 노력하는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 9월 28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출간기념 강연회 기사링크 


+ 10.17 Diary 
  등산 갔다 오는 길에 빌라 입구에서 담배를 피는 고등학생 3명 발견.
  뒤에서 숨어피는 녀석들은 봤어도 이렇게 대놓고 입구에서..

  아 갈굴려고 그런건 아닌데 "죄송합니다" 며 구석으로 가는 녀석들 뒷모습을 보니 가슴이 짠하다.
  우석훈을 알기 이전엔 그저 이런 녀석들은 밟아버릴 생각만 했던 자신이 생각나 쪽팔린다...
  PC 방으로, 구석으로 , 더 이상 숨어들어갈 장소가 없으면 저 녀석들은 어찌하지 ?

  한 녀석의 풀린 눈은 나를 보고 덤벼들기세가 분명했다. 녀석의 눈에 보이는 살기를 느끼고 덤비면 죽여버린다는
  아우라를 뿜던 나도 결국 이 사회의 가해자다. 저녀석들은 어디로 간단 말인가 ?
  온통 성인들을 위한 공간밖에 없는데. 

  마음이 답답하다. 18살로 보이는 녀석들에게 패배감을 주입하는 사회에 숨이 막힌다. 
  승자독식 게임에서 버텨낼 수 없는 대다수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한다면 사회는 감당할 수 있을까 ?

  우석훈이 말했던 다안성 개념이 생각난다. 
  다안성을 상실한 집단은 변화에 취약해 붕괴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가진자들이 이를 감지 못할리는 없고.. 나름의 도피처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 하는 잡스런 생각도 든다.

  내게 메탈리카를 알려주고, 선인상가라는 신세계를 보여준 친구가 생각났다.
  녀석 호주에서 재미있게 살고 있을까 ? 벌써 12년이 지났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더 고민해보자...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 적어도 내 삶의 반경안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 

+10.18 Diary

  인터넷+ 오프라인 서점 베스트 셀러 목록을 정권별로 정리해서 분석해보면 뭔가 재밌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
  박탈감이 심해질 수록 자기계발서 판매량이 늘어날텐데 말이지.
  자기계발서 판매량과 우울증과의 함수 따위 ? 
  인문학 도서들이 무덤속으로 들어가던 시점과도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이 시대 마조히스트들의 채찍 = 자기계발서 랄까 ? 우석훈 『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한 구절이 생각난다.찾아봐.

     "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자식들, 우리는 외로워요.
       우리는 바리케이드를 칠 줄도 모르고, 짱돌을 던질 줄도 몰라요.
       경쟁을 시켜 주세요. 그리고 욕이라도 해 주세요. 그러면 잠시 열심히 살지도 몰라요. " -55페이지.



+10/20일
 "승자독식시대의 경쟁을 내면화한 사람들은 아주 이지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이렇게 감정적이다"
     - 본문 10쪽, 조한혜정 교수의 추천사.
  
    조한혜정 교수의 글을 읽고 싶어서 우석훈 교수의 책을 폈다. 앞장만 살짝 보고 갈려고 했더니
    저 문장이 눈에 들어오더니만 기억 속에서 진중권과 디오게네스, 그리고 정혜신과 김어준이 튀어나왔다.
    

    " 내가 대왕이 아니었더라면 디오게네스로 태어나고 싶다. 그래도 끝까지 대왕이 되고 싶었는데 "
      디오게네스가 '나는 개다'라고 이야기했거든요. 욕망 자체가 다른 거죠. 대왕이 갖고 있는 정복욕이나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들이 어떤 한 사람 앞에서 완벽하게 무력화됐습니다.
      그런 삶의 태도가 바로 자동사로서의 욕망이라는 거죠. (중략)
      
      자기에 대한 욕망, 자기를 긍정하는 사람들은 남한테 인정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나를 인정하거든요. 뭐가 더 필요합니가 ? (중략)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 그게 사람들한테 중요한 문제죠.(중략)
      정말로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남한테 인정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 『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중 진중권의 [자존심의 존재 미학] , 2007/03/19

   
     
      정혜신 : 요즘 주변을 보면 직접 몸으로 부딪치거나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과정이 철저히 봉쇄된다.
                  겪은 만큼 성장하고 시행착오나 실수도 해보면서 이걸 해석하고 자기 확신으로 연결되는
                  순환고리가 있어야 하는데 곳곳이 막혀 있다. 사회적,문화적,가정적으로 모두 말이다.

      김어준 : 결국 공교육의 문제와 연결된다.우리 교육은 상위 1프로를 뺀 나머지를 낙오자로 만드는
                  시스템이다. 패배의식을 체계적으로 내면화한다.
   
      정혜신 : 절대적으로 내가 나를 느쎠서 얻는 게 자존감이라면, 자신감은 외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김어준 : 자신감은 사실 동전의 양면처럼 패배의식을 동반한다. 외부에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이 
                  제시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까. 예를 들어 공부 잘해 남에게 인정받아 만들어진 자신감은
                  나보다 공부 잘하는 놈 앞에서 무너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스스로 구축한 자존감은 남의 승인이
                  필요없다.

      - 2008년도에 한겨레에서 기획한 정혜신 박사와 김어준의 인터뷰를 읽고 짜집기 해뒀던 메모. 

  
 
+ 2009.11.17

  우석훈의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안의 오류
      
http://orumi.egloos.com/4277612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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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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