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법 - 프롤로그
팁과 노하우 2016. 7. 16. 11:43 |얼마전 내가 꼰대 of 꼰대 라는걸 깨닫고 퇴사했다. 회사 나온건 크게 걱정이 없었다.후폭풍이야 감당하고 있지만.
[관련 포스팅 : 나는 또라이였다.완성형 또라이로 살아온 후기 ㅣ 2016년 7월 14일 작성]
목요일 밤부터 온갖 인간적 고뇌에 휩싸여 있었으나 어젯밤이 고비였다. 필살기까지 쓰고나서야 겨우 잠들었다.
필살기 : 잠이 안올땐 애정하는 유투버 데이나 ASMR 친구야 귀파줄게 :) Ear Cleaning RP 편 듣기
은혜로운 분으로 ASMR 여러 클립이 있지만 귀파는걸 워낙 좋아해서 이 편이 제일 효과가 좋다.
아무 생각없이 머리맡에 틀어놓고 눈을감았다 뜨면 다음날이다. ♥
포켓몬 Go를 깔았으나 제길슨 ! 여긴 축복받은 속초가 아닌지라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물들어올때 노젓기란 무엇
인지 보여주는 저 물회집가서 시원한 물회도 먹고 트레이너들 구경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성격상 조만간 가서 포켓몬도 잡고 저집 가서 물회도 먹고 오겠지. 간만에 바다도 보고.
그러나 토요일 오늘은 이미 부산행을 보기로 해놔서 어쩔 수 없이 참았다. 맛있는 사탕은 아껴먹어야지.
흔히 말하는 사회적 지위와 커리어를 내던지고 나온 내 고민은 이거였다. 포켓몬 잡으러 속초갈까 ?
인생이란게 이건거지 뭐. 물론 안정적인 수입, 월급이 더이상 안나온다는 건 시련이고 이로인한 파도는 친다.
근데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경험치가 오르고 레벨이 올라있다. 그리고 세상을 알게된다.
물론 이또한 케바케겠지만. 내가 실제로 무엇을 잘 할 수 있고, 무엇을 할때 좋아하는지 알면 몰입할 수 있고
그런 시간이 쌓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들이 보인다. 거기에 종종 인생에 자극을 주면 권태도 없고 즐겁다.
나이를 떠나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까지 시련이든 뭐든 많이 경험해야 한다. 공짜는 없다.
여행을 다니든 각종 알바를 하든 자신을 온갖 불확실한 것들의 소용돌이에 몰아놓고 대처해봐야한다.
이런 와중에도 인생에 파도는 다양하게 치는데 옷이 젖고 춥더라도 덤덤하게 버티면서 걸어가면 된다.
나만 세상에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나라고 해서 특별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자존감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만 다음 스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참 글로는 추상적이고 쉬워보인다.
나는 15년이 걸려서야 이를 깨닫게 되었다. 15년간 여러 장르의 영화를 찍었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겠는가 ? 슬프게도 영화는 찍지만 영화가 끝나고 극장 밖을 나서면 넘어지기 쉽다.
뻔한 말이지만 진리다.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고 언제든 휘둘릴 수 있다.
앞으로 직장이라는 안전해보이는 울타리에서 내팽겨쳐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급속도로.
거창하게 말해보면 인류는 스스로 만든 월드 모델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다. 어찌할 것인가 ?
선진국은 사회 안전망이란게 있어서 그나마 충격을 완화해주고 도와주지만 우린 대한민국 국민이다.
자랑스럽다.
최근에 내 인생 주변에서 벌어진 일이다. 예전에 모시던 모 외국계 대기업 차장님은 부장진급을 못하고
퇴직금과 위로금 몇억을 손에 쥐고 세상에 나오셨다. 자녀들은 아직 고등학생이고 남은 인생은 길다.
자영업을 하려고 하지만 제대로된 교육 기관도 없고 자신이 하려고 하는 업종에 적어도 알바든 뭐든 몸으로
겪어보는 시간도 전혀 없이 뛰어들기 직전이다.이 와중에도 평소 지출하던 소비습관이 있는지라 잔고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뭐라도 빨리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부평은 워낙 유동인구가 많고 먹는 장사는 잘되니까 그래 우리집도 자주 시켜먹는 치킨집을 하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해 부평구의 자영업 중 치킨집의 과밀지수를 찾아봤다.
업종을 바꿔 까페로 바꿔도 과밀지수 고위험군으로 들어가 불바다에 뛰어드는 셈이다.
물론 저 레드오션으로 불타는 지역에도 기회가 있고 성공할 수 있지만 어려운 이야기다.
거의 매일 개님과 동네 여기저기 구경하며 산책을 다닌다. 그런데 부쩍 애터미 현판이 붙은 건물이 늘고 애터미
로고 박혀있는 제품 박스들이 많이 보인다. 새로 이사온 아파트 택배 보관실에도 애터미 박스들이 많다.
매일 지나치는 부동산 간판이 바뀌고 애터미 겸업을 하더니만 언제부터인가 중국인이 떼지어 그곳에서 나온다.
다단계업체를 보니 예전 생각이 난다. 참 존경할만한 성품을 지닌 인쇄업하시던 어르신이 있었다.
나도 자주 들르면서 디자인 작업도 도와드리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허벌라이프를 하셨고 , 그분과 멀어졌다.
그리곤 암웨이를 열심히 하시던 그분과도 ,뭐 듣도보도 못한 다단계업체의 장점을 내게 열변하시던 그분도 ,
마이크로 소프트 빌게이츠가 인정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며 찾아오던 그분과도 다 멀어졌다.
그분들 모두는 자신이 열심히 해서 아래 가지를 늘려가면 상위 1%가 되서 돈을 그냥 막그냥 벌거라 기대했다.
어디 역주변에 가면 후줄근한 싸구려 양복입고 시컴시컴하게 모여있는 젋은 무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통계청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서 정보공개 자료를 찾아봤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다단계업체수는 128개에 판매회원수는 796만명이다.
오늘도 생겨났을 듣보잡 자칭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이다.
다단계업체수 증가 추이
다단계판매 시장의 매출규모 추이
2015년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 다단계판매업자 현황
순위 | 사업자명 | 매출액 | 후원수당 | 등록 판매원 수 | 2014년 매출 순위 |
1 | 한국암웨이(주) | 1,173,402 | 385,598 | 1,138 | 1 |
2 | 애터미(주) | 697,576 | 239,319 | 2,561 | 4 |
3 | 뉴스킨코리아(주) | 529,736 | 182,549 | 457 | 2 |
4 | 한국허벌라이프(주) | 374,790 | 126,461 | 274 | 3 |
5 | 유니시티코리아(유) | 227,504 | 77,172 | 139 | 5 |
6 | (주)아이에프씨아이 | 203,115 | 48,508 | 268 | 14 |
7 | 에이씨앤코리아(유) | 121,696 | 38,619 | 53 | 16 |
8 | (주)아프로존 | 103,526 | 32,310 | 59 | 15 |
9 |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주) | 101,465 | 34,559 | 63 | 8 |
10 |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유) | 90,054 | 31,354 | 138 | ’15년 신규 |
피라미드 최상위 1~6%에 속하지 못할 그들이 받을 돈은 얼마나 될까 ?
누구나 아는 암웨이 , 애터미 , 허벌라이프 3사의 기업정보공개 자료를 보고 만들어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상 수당 금액이 실제와 차이가 나겠지만 다단계에 뛰어든 대다수가 속할 그룹의 수당은
처참할 것이다. 다단계를 업으로 보고 뛰어든 양복입은 검은 무리가 손에 쥘 돈은 저것밖에 안된다.
사회초년생 젊은 친구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사그러드는게 안타깝다.
사르트는 말했다. 인생은 Birth(B)와 Death(D)사이의 Choice(C)라고.
김어준 형 말처럼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다. 그 선택 자체가 옳다 그르다는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만큼의 사람이간 거다. 더도 덜도 말고.
아재가 되더니만 세상에 뛰어드는 젊은 후배들이나 자영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꼰대질이 아니라 그들의 선택에 실제로 도움이 되고 싶다.
어떻게 ? 블로그에 쓰는 글로 어떻게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 내 인생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하기로 했다.
내가 땡길때 즉흥적으로 써나갈테지만.
아무리 작아도 시스템을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다. 당장 지금 가봐도 돈 잘벌고 있는 사업체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과 힌트를 시리즈로 연재할 생각이다.
추상적인 말보다는 실제로 성공적으로 돌아가는 업체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자신의 선택한 업종과 다르더라도 성공한 시스템들은 공통점이 많다.
그리고 그 공통점들 안에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있다.
다음 글부터 실제 사례를 써볼 요량이다.나는 그럼 그 첫번째 업체의 시스템을 어떻게 알았을까 ?
그곳에서 실제 밑바닥부터 몸을 부대끼며 일을 해봤다.그리고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어떻게 사업을 일궈왔는지를 배웠고 실제 그 사업과 연관된 많은 이들을 만나보고 배웠다.
내 지식과 경험이 통하지 않는 분야에 이등병으로 자꾸 셀프 입대해서 - 삶에 엄청난 자극이 된다 -
이등병 답게 빠릿빠릿 땀흘리고 있다보면 내가 모르는 어느 순간에 나를 지켜보던 누군가가 손내민다.
그때에 이르러서야 그간 쌓아놓은 인생 경험치 , 능력치를 쓸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오고 진급한다.
그 누군가가 나를 판단하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속의 미묘한 태도이다.
내가 그 누군가가 되어보니 일상의 어느 순간에서 보여지는, 의도할 수 없는 찰나에 보여지는 ,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숨길 새 없이 평소의 자신 그대로 노출되는 찰나가 보이고 그걸로 판단한다.
그 찰나는 속일 수 없고 자신이 어떤사람인지 그대로 노출한다.
가끔 그 순간조차 속일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보통의 우리네 삶에서 마주할 기회가 적다.
아...부산행 상영시간이 다가와서 글을 마무리진다.
시간이 다가오니 마동석 형님에게 당할 좀비들이 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다음 글부터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덜어주거나,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는 글이 시작된다.
모든 밥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밥을 삼킬 때 우리는 낚싯바늘을 함께 삼킨다.
그래서 아가미가 꿰어져서 밥 쪽으로 끌려간다.
저쪽 물가에 낚싯대를 들고 앉아서 나를 건져 올리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그 자가 바로 나다. 이러니 빼도 박도 못하고 오도 가도 못한다. 밥 쪽으로 끌려가야만 또 다시 밥을 벌수가 있다.
-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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