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아웃하며 가지고 놀 요량으로 2자 어항을 하나 질렀다.






일단 보관할 목적이였기에 방치해 두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것들만 활용해서 하나 세팅해볼까 ? 돈은 한푼도 쓰면 안됨'


그래서 시작한 돈 안쓰고 어항 꾸미기. 순수 작업시간은 7시간 정도 걸렸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학생때는 돈이 없어서 자작을 했고, 지금은 취미로 자작(DIY)을 한다. 

카드로 긁으면 될 것들을 직접 만들어서 하려니 그 과정이 궁상스럽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로 

골머리를 썩기도 한다. 원인을 찾기 위해 낑낑대다 보면 짜증도 난다. 

때론 사는 것보다 모양과 마감은 떨어지는데 돈과 수고는 더 드는 경우도 생긴다.


게다가 내게 자작이란 대부분 먼지 쌓여있는 연장들을 다시 꺼내어 자르고,깎고,때론 굉음을 내는

직쏘기 같은 전동공구들로 주변을 신나게 어지럽히고 손을 더럽히는 행위다.

이번에도 실리콘 묻은 채로 돌을 깨고 흑사를 붙이다 손톱 밑이 까맣게 때가 탔다. 

화장실안에서 직쏘질하며 나무 분진도 실컷 마시고. 

박박 씼어도 안지워져서 아무리 차려입었다 한들 내가 내미는 손은 투박하고 때까지 껴있다. 

화장실안에서 직쏘질하며 나무 분진도 실컷 마시고. 


연장통에서 공구를 꺼낼때 , 전동공구의 진동을 손으로 느낄때 나도 모르게 씨익 웃음이 나온다.

키보드 자판과 펜대,종이 따위만 집던 손에 느껴지는 공구의 거친 감촉과 강렬한 자극은 묘한 쾌감마저 준다.

추레한 옷들을 걸치고 추파춥스 문채로 작업하다보면 고민따위 끼어들 틈이 없다.

재미있는건 취미에 빠져 신경도 안써주는데 여자사람은 와서 구경하다 굳이 라..라면을 끓여주고 간다.


물생활이라는 취미는 시간때우기나 여가선용이 아닌 노동을,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행위이다.




Q : 그럼 이 힘든짓을 왜하는데 ?

A  : 내 취미니까.


옷과 손을 더럽히고 가끔 피도 봐가며 그 순간에 철저히 빠져든다. 완전한 몰입을 하며 그 시간을 즐긴다.

전화 울리는 소리도, 음악도 안들린다. 깨서 붙이고 싶은 돌맹이와 나 밖에 없다. 

제일 좋은 순간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지쳐있을때 문제가 해결하고 뭔가 완성되었을때.

주변은 여전히 어지럽혀져 있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문을 열고 치킨을 받아와 맥주와 함께 먹을때의 그 맛이란 !


끄적이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다시 본론으로.


집에 있는 것들로만 어항을 꾸밀려다 보니 구상없이 눈에 들어오는 것들로 꾸미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모래만 깔고 끝내는건 싱거워서 택배 박스로 쓰인 스치로폼을 활용해 백스크린을 만들기로 했다.




어항 크기에 맞게 슥슥 잘라서,




잘 세우면 백스크린 베이스 완성. 흠..질감 표현을 해야 할텐데. 

흑사는 많이 있으니 스치로폼 겉에 흑사랑 돌깬거 붙여서 완성하기로 했다.




그냥 붙이면 심심하니 칼로 살을 발라내어 입체감을 주고,





실리콘을 얇게 바른후 흑사 뿌려 붙이면 끝.






백스크린 베이스도 실리콘쏴서 어항에 착착 붙이면 1차 완성. 이제 돌만 깨서 붙이면 백스크린 완성.

실리콘 마르는 동안 상면여과기와 조명 자작.





나무 쪼가리는 충분한데 포맥스가 부족해서 조각들 이어붙이고 실리콘으로 방수처리를 했다.

모래에 깔려서 안보이게 될테니 실리콘 마감은 대충. 여과재랑 부레옥잠채워서 여과기로 사용.








모터랑 파이프등으로 배관하고 조명은 LED 전구 8W 짜리 있는걸로 2발 사용.





판석 깬걸 다 붙이고 싶었는데 중간에 돌이 다 떨어져서 -_-; 저만큼만 붙이고 실리콘 건조.환풍기 필수!

물넣고 세척과정 반복 후 다시 건조하면 백스크린 작업 끝.






바닥에 둘꺼니 간단히 나무 쪼가리로 받침대를 만들었다.



만들어놓은 여과기 배관 넣고 모래깔면 끝. 어항이 작아서 파이프 안에 입/출수 라인을 다 넣었다.

위에 있는 상면여과기엔 여과재랑 부레옥잠을 넣었다. 여과조안엔 포맥스로 물흐름이 생기게 칸막이설치.








조명 연결하고 완성 ! 중간에 붙일 돌 떨어어진게 아쉽지만 컨셉엔 충실했으니 만족.


순수작업 시간 7시간 / 실리콘 건조 2일.


개님이 자기 식탁앞에 생긴 어항 구경하는 모습을 보길 원했으나 아무 관심없다. 

개님 머릿속엔 산책하며 뛰놀 생각뿐. 산책밖에 모르는 바보.


아가미로 모래 뿜어대는 코리들이 보고 싶어졌다. 다음엔 코리들 집 자작.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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