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바뀌어 6년차도 동원훈련을 받아야 한단다.

오~나이스.

군생활도 나름 재미있었고 예비군 훈련도 좋다.
아무 의욕없이 끌러다니는 인형같은 현역 조교들이나 간부들의 교육훈련은 지루하기만 한데
총 쏘는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현역때도 사격대회 하면 총쏘는 재미에 나가곤 했는데 제대하니 총 쏠 기회가 없다.

내 특기와는 상관없는 포대 훈련에 낑겨서 통신병 역할을 하게 되었다.
와 ~이번엔 포 쏘는 구경도 하겠구나 ! 했는데 6년차 들은 따로 다른 곳으로 보내서 좋은 구경은 놓쳤다.




선배들 온다고 고생했을 후임들. 작년에 봤던 녀석이 벌써 병장이 되었다.
요샌 21개월로 군생활이 많이 줄었다. 현역병들 봤더니 이등병은 완전한 이등별이 되었고 병장들만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말년도 예외는 없었는데 병장들 군복은 먼지 묻고 땀에 찌들어있는데 이등별들 여름 군복은 말끔했다. 
세상이 변했다. 담달 제대라는 녀석은 낮에도,밤에도,새벽에도 바빴다.






눈 돌리는 곳 어디에나 밤 나무가 있었다. 족히 수십년은 넘었을 듯한 밤나무들이 많았다.
올해 처음 보는 밤 나무들. 가을되어 노랗게 영글면 할아버지 같은 후덕한 상사,원사급들은 따러 다니겠지.

훈련 기간 내내 밤 나무 구경을 실컷했다. 그러고보니 군생활 했던 강원도 고성엔 밤나무가 없었다.
우리 부대에 있었으면 종일 밤따러 다녔을텐데 아쉽다.



혹시 피래미 한 마리라도 있을까 눈이 빠져라 구석구석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날벌레 죽은 것만 둥둥 떠다닐 뿐.

또 뻘 생각만 들었다. 아~내가 있었으면 붕어도 좀 사서 넣고 중간에 분수도 만들고 꾸몄을텐데.
 
작전과 1년, 중대 내려와서 서무계원으로 1년 군생활하며 내무실도 마음껏 꾸미고 휴게실도 꾸미고, 작은 텃밭도
가꾸고 참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면 다들 고생했던 강원도 산골에서 참 운이 좋았다.

작전과에 있을때는 저녁이면 간부들이 사오는 피자에 치킨 등 사회음식 잔뜩 먹고, 연대였던 지라 대대 현역들이
휴가 복귀하며 사온 잡지들,책들 정보과 놀러가서 실컷 볼 수 있었다. 먹는 재미,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서무계원으로 강제 스카웃 당하고 중대로 내려가선 더 편했다.
근무명령서 작성,부대일지 작성,중대원들 월급 및 각종 돈 관리,행사 준비,신병 관리 등등 마치 일이 많은 것
같았지만 원하는 시간에 몰아치기로 가능했기에 참 널널했다.

너무 몸이 편하게 지내서 말년엔 힘 쓰는 작업만 골라 다녔다. 죽어라 열혈 삽질하고 있으면 저~저 형님 또
오바한다며 병장 후임들 달라붙어 운동하듯 삽질하던 생각이 난다. 
고참들이 더 열심히한다며 좋아하던 행정관은 끝날때쯤 음료수며 아이스크림 사와서 기분좋게 먹고,
복귀해선 같이 샤워하고 얼굴에 팩 붙이던 추억.   

매일같이 훈련 나가고 작업 나가는 중대에 혼자 남는 일이 많았기에 자유시간이 많았다.
24살에 입대한지라 다들 형 처럼 대해주고 참 화기애애하게 지냈는데 ....그 시간이 그립다.



관물대를 보며 추억에 잠기는 것도 이젠 끝이구나. 마지막 동원훈련이라니 시원섭섭하다.






마지막 짬밥이라 그런가 더 맛있었다. 아주머니 조리사도 있고 반찬도 맛있었다.
비닐봉투 받아 식판에 싸고 주머니엔 수저 꽂고 줄서서 먹는 밥. 이게 끝이라니 ...



맛다시 ! 이걸 사려고 그토록 예비군들은 피엑스를 향해 뛰었나보다.
나또한 멀리 떨어진 피엑스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건만 이미 늦었다.

이미 누군가 맛다시 박스채로 다 털어가고 -_-; 난 10개 밖에 못구했다.
뒤에서 원망이 아우성을 쳤다. 하긴 박스채로 사가서 재고를 거덜낸 사람은 좀 너무했다.

집에 와서 밥에 비벼먹어보니 예전 훈련가서 먹던 맛은 아니였지만 여전히 맛있었다.
혹시 인터넷에서 팔지 않을까 검색해보니 다음 까페에서 개당 1,200원에 팔고 있었다.
노마진 ! 이라고 강조하며 팔던데 피엑스에선 600원 이다. 머 이런저런 비용이 추가 되었겠지만 맛다시는
훈련장 피엑스에서 사야 제맛. ㅋ

아~ 이젠 국가에서도 불러주지 않겠구나.  나이들어 가는걸 여기서 또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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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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