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우니 밖에 나가기도 싫고 집에서 어항사진 찍으며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물생활 시작하며 코리들하고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이네요.

중간에 어항이 터지는 불상사도 생기고 어항 위치 바꾼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다행히 다들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코리들이 T 포지션(코리들의 독특한 산란행동) 하고 나서 알을 붙였을때의 감격,
손가락으로 조심조심 알들을 떼어내서 부화하는 과정을 지켜봤던 그 시간들,
초보시절 어리석음으로 코리를 잃었을때의 속상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참 희안하게도 물생활 입문하고 어찌할줄 몰라 쩔쩔매고 어항에 매달려 있을때보다, 
물고기들이나 저나 서로 편안하게 지내는 지금이 더 건강해보입니다.

어느정도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면 안된다는 물생활의 이치랄까요 ?

어머님이 병원에 계시던 지난 6개월 간 병원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물생활이 정말 힘들었지요.
고기들 밥도 먹이고 어항에 불도 켜줘야 하는데...

결국 저녁마다 차타고 집에 가서 밥을 먹였습니다. 

불도 길어야 두어 시간 켜주고 관리도 예전 만큼 못했지만 알도 붙이고 자기들끼리 아무탈없이
지내주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밥 주는줄 알고 꼬물꼬물 모여드는 녀석들을 보는 심정이란..

작은 미물에 불과하지만 하나하나 개성이 있는 생명들. 

몸이 피곤하니  "그냥 정리할까 ? " 생각이 들면, 녀석들에 대한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힘든 시간도 다 지나간 지금.  변함없이 잘 지내는 코리들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


물생활하길 잘했어.


+ 사진의 물 색깔이 노랗게 보이는 건 유목에서 블랙워터가 스며나오기 때문입니다.


















코리도라스 ? 

아마존 유역의 강(브라질,페루), 남미에서 살고 있는 메기과의 열대어입니다.
Corydoras 는Cory(헬멧처럼 딱딱한) + doras(피부)란 뜻으로 딱딱한 피부를
가진 물고기로 실제 만져보면 일반적인 물고기와 딸리 딱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려 300종이 넘어서 다양한 종을 수집하는 매니아들이 많이 있지요.

흔히 막코리라 부르는 500~1,000원 사이의 아에네우스부터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희귀종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입니다.

전 12종류의 코리도라스를 기르고 있습니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성어들은 주기적으로 알을 붙이기 때문에 치어 사육하는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코리들은 티 포지션이라는 독특한 산란 행동을 통해 알을 붙이는데
이를 일일이 수거해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관리해주면 치어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냥 둬도 자연부화 하지만 생존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코리들 수명은 그 환경에따라 다르겠지만 2년에서 길게는 20년 이상 살기도 하니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열대어입니다.

제가 관찰한바로는 물살을 아주 좋아해서 수십마리가 동시에 군무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장호흡을 하기 때문에 수면으로 쏜살같이 올라가서 공기를 마시고 내려오기도 하고,
눈을 깜빡이기 때문에 마치 윙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코리 매력포인트지요.
공격성이 없는 순둥이들이라 다른 어종하고 합사도 수월합니다.

코리는 모래를 머금었다가 아가미로 뱉어내면서 먹이를 먹기 때문에 가까이서 보면
아가미로 모래가 나오는게 보입니다. 이게 귀여워서 동호인들은 '아가미 신공'
이라고 합니다. 매력이 넘치고 건강한 어종이라 입문자에게도 추천합니다.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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