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3일 전 책의 후반부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두근~두근 거리며 책장을 넘기는데 이럴수가 !

조르바와 마놀라카스가 결투하는 장면이 날라가버렸네요 --^






중요한 대목에서 책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버린거지요. 게다가 몇 쪽은 아예 없네요. --;
제본소에서 모아 추리기(Gathering) 할때 실수가 있었던게지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거의 미칠뻔했는데 다행히 1986년판 책이 있었던지라 살았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책은 2006년 10월에 나온 25쇄고 1986년판은 13쇄. 
읽혀지지 않은채 20여 년을 버텨온 책장을 넘기는 기분이란...



두 책은 20여 년 만에 만난거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합니다.

과거의 조르바가 없었다면 아마 궁금함에 밤새 끙끙대다 날 밝으면 바로 서점으로 달려갔을
테지요. 과부의 끔찍한 피살로 절정에 다란 분노를 쏟아내야 하는데 어떻게 못본체 넘기겠습니까.


당시 느낀 갈증과 신비함을 글로 풀어내고 싶은데 역시나 말들은 마굿간에 서있구 그들은 그저
들판으로 자유롭고 싶고(이번에 골든디스크본상 받은 TigerJK의 8집 [몬스터] 가사 인용) 


이 독특한 경험때문에 <그리스인 조르바>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자네는 나를 기다리고 있게 했다. 나는 몇 달 동안 자네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어디를 방황하고 있었던가 ?
 
 나는 자네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자네는 나를 잊었던 것이야.
 내게는 자네를 부를 힘이 없고, 자네는 나를 떨쳐 버리려고 했다.
 달빛이 아름답구나. 눈을 인 소나무도, 이 땅의 삶도.
 그러니 제발 날 잊지 말아 다오 !   -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473쪽.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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