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10.19



  책을 펼쳤을 때 따스함을 느꼈다. 우연히 구입한 헌책에서 저자의 친필을 보다니...
     조한혜정 교수의 친필에서 느꼈던 감정. 양승훈님 블로그에 남긴 댓글로 대신.

         우석훈 교수의 다른 책들을 계속 봐오다 오늘 저녁에서야 [글 읽기와 삶 읽기]
         1권을 읽기 시작했어요. 인터넷 헌책방에서 3권을 구입했는데 책을 펴자 첫장에
         이렇게 적혀 있네요

         "맑은 가을,토요일 오전에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며,1995.10. 조혜정"

          당시 이 책을 구입했던 분이 수업 듣던 학생이였나봐요.
          그리고 군데군데 단풍잎들이 껴있네요.

          아..조한혜정 교수의 글씨체가 이렇구나... 책은 안 읽고 느끼고 있습니다.

          책제목에 "탈식민지 시대"란 부대끼는 단어가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26쪽에 다다르니 풀리네요.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에서 보았던 조한혜정 교수의 20대 관찰기(?)가
          [글 읽기와 삶 읽기]에서 시작되었나 보군요.

          당시 학생들의 책 읽기 반성문이 있던데 뜨끔 했습니다.

          속독을 해오다 포토리딩을 하겠다고 1년여를 눈이 벌겋게 지냈던적이 있거든요.
          경영서적만 봐왔기에 성과가 아예 없진 않았습니다.

          핵심이 뭔가, 뽑아서 써먹을 문구가 뭔가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었던 과거와는
          다른 독서경험, 생각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는 요즘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Hendrix님 블로그의 추천도서들을 구입해서 읽다보니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성들여 읽고, 열심히 고민해봐야 겠습니다. 



+ 2009.10.23

" 이제, 이것으로 한 매듭을 짓는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의 당신은,
      이전의 당신과 실오라기 간격만큼이나 달라진 어떤 당신일까 ?
      이제, 지금의 당신은 나의 다음 소설을 다시 읽으려 할까 ?
      - 『 당신에 대해서』, 이인성

      당시 그녀의 수업을 같이 들었던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형광펜을 들고 줄을 긋고 싶어 안달이 나있는 내 모습이 우스워졌다.
      
      " 인문사회과학 계통의 책을 읽으면서 텍스트를 자신의 삶과 연결지어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읽어내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
        - 『 글 읽기와 삶 읽기』, 조한혜정,6쪽.

        다시 책 머리의 글을 읽어봤다. 이 책 역시 내게 필요한 정보만 잘라내고, 분류하고, 모아두었다가
        언제고 빼쓸려고는 하는 내가 제정신인가 ? 

        내게 책 읽기란 무엇인가 ? 내 '삶'과 '말'과 '글'은 얼마나 가까운가 ?
        그녀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을 따라 노트를 펴고 적어나가봐야지. 

       
이비지니스 수업에 참여한 학..
이비지니스 수업에 참여한 학.. by 만박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교수와 학생, 강단, 교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공간의  배치가 구성원들을  구속하는구나.
      
      나는 벙어리로 커온것인가 ? 학교에 적응못하고 자퇴한 친구들이 생각난다.
      애들 떠든다고 조용히 시키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아...메스껍다.내가 무슨짓을 했던거지. 




+ 2009.11.04

아...조한혜정이 교재로 삼았던 책들을 먼저 읽어봐야 겠구나. 
     오늘 수업을 따라가다보니 답답하고 허전하다. 당시의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려면 먼저 읽고, 써본후에 읽어나가야 겠다.
     이인성의 『 당신에 대해서 』를 읽는 것으로 시작하자.

     
이인성의 단편에 나타나 있는 이 세 가지 주제, 즉 기존의 틀을 깨는 것, 주체적 글(삶)읽기, 그리고 주체적 글(삶)
읽기와 글(삶)쓰기를 통한 담화 공동체의 형성은 바로 내가 <문화이론>교실에서 다루고자 한 중심 주제였다.
 - 『 글 읽기와 삶 읽기 1권』 48쪽    

    조한혜정은 '삶' 과 '글'을 문장에서조차 떨어뜨리지 않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하니 당황스럽다.
    자꾸 말을 걸어오니 당황스럽다. 텍스트를 자신의 삶과 연결지어 창조적으로 읽어나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

    강박적으로 뭔가 읽을거리를 찾아 허겁지겁 쑤셔넣는 나같은 부류를 그녀는 정확히 꼬집어 말한다. 
    내 정체가 들통났다.
 
 내용을 파악하는 식의 책 읽기인데 글과 자신간에 늘 일정한 거리를 남겨두고 있다.  현학적으로 소설적 분류를
 하는 경우에서처럼 자신은 무대 뒤에 머물면서 주어진 텍스트에서 무엇인지 대단한 것을 알아내고자 하거나
 그것이 실패할 경우 가차없는 비판을 할 태세가 엿보이기도 한다.
 글 읽기는 의무적인 업무수행 수준에서 이루어지며 저자와 자신의 사적 자아는 분리되어 있으므로 상대방
 (작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려는 노력보다는 성급하게 규범적 규정을 내리거나 개념들의 연결로 글을 
 '읽어치우려는' 경향을 보인다.  - 『 글 읽기와 삶 읽기 1권, 49쪽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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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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