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진리다. 예전에는 나무 사서 자르고 붙이고 공간을 꾸미는데 몰두하며 살았다.


정작 그렇게 꾸미느라 공간을 즐기지는 못했다. 얼마안되는 쉬는 시간을 만들고 꾸미는데

쏟느라 느긋하게 쉬는 맛을 모르고 지냈다.



지금의 나는 물건을 치우고 , 버리고 , 정리하고 비우는데 꽂혀 있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나이먹더니 이렇게 됐다.


최대한 살림을 줄이고 , 비우고 , 최소한의 물건들로만 공간을 채우는게 좋아졌다.


이것저것 사기보다는 최소한으로만. 


오피스텔 살때는 까페로 만들겠다며 퇴근후 종일 인테리어에 매달려 꾸미며 살았는데

왜 그리 피곤하게 그랬을까.


취향이 변했는데 지금의 내가 더 좋다.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개님을 더 쓰다듬고 책을 읽는 시간이 좋다.



피규어로 가득 채웠던 진열장을 다 비워버렸다.


헐크버스터랑 RC카 , 피규어로 가득채웠던 3단의 기쁨은 친구 아들넘한테 물려줬다.


다 비워버리니 홀가분하고 좋다.


집 처음 이사와서 붙인 액자랑 스티커들도 떼버리고 싶은데 일단 두기로.


거실벽 검정 페인트로 칠한 것도 살짝 과한것 같은데 롤백이 안되니 역시 그냥 두기로.


집에 휑하니 비어있는게 마음에 든다. ㅋ



욕심일까. 더 넓은 집으로 가고 싶어서 40평 후반대를 찾고 있다.


아주 제대로 빈 공간을 즐기고 싶어졌다. 개님하고 둘이살기엔 넘치는데 에라 모르겠다.




# 2.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커피를 내려 한모금 마시고 환풍기를 켠다.


거실 문을 열고 분무기에 새로 물을 담아 고무고무나무 여기저기 구석구석 정성스레 물을 뿌린다.



지난 4월 이마트에서 충동구매한 60cm 짜리 고무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더니만 170cm 정도가 되었다.


아침마다 새순이 또 어떻게 되었나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전에는 욕실에 들고가서 물을 듬뿍 주는 재미가 좋았는데 너무 높게 커서 이제는 옮길 수 없다.


오늘도 주말을 맞이해 거실에 넘칠정도로 물을 듬뿍 주었다.



친구가 선물로 준 돈나무도 새순이 쑥쑥 나온다.


아침에 혼자 허참.고놈참. 하며 흐뭇하게 혼잣말하는 나는 아재가 되었다.


헐.



정성들여 키우고 있는 고무나무는 고무고무 열매를 줄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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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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