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 뜬금없이 생각이 나서 기대감을 안고 잠든다.



오늘은 4시 30분에 파워 기상해서 이것저것 읽다가 시계를 보곤 설레여하며 몸단장 ? 을 하고 길을 나섰다.

어젯밤의 기대감은 역시나 내가 알던 맛과 푸짐함으로 만족시켜준다.

3년 넘게 부평 어딘가의 24시간 순대국집을 애용하고 있다. 자주 가는것도 아니고 딱 일주일에 한 번.


매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나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주시는 이모님은 이곳에 처음왔을때부터 계셨다.


" 총각 , 이렇게 주면 되는거지 ?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요. 얼굴살이 좀 빠졌네 "


50대 후반의 푸근한 이모님은 내가 좋아하는 반찬만 주신다. 양념장은 겨자를 잔뜩 넣어서.

깍두기와 겨자 잔뜩 들어간 양념장을 좋아하는걸 아시고 늘 저렇게 주신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주방에 말해서 고기도 더 넣어주시는 것 같다. 

처음엔 순대국 정식만 시켰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일반 순대국안의 고기도 충분히 많아져서 배부르다.

3년전보다 고기양이 많이 늘어서 - 내 위가 줄었나 ? - 순대국 정식으로 추가 고기를 안시켜도 된다.


밤을 지새우고 교대하시는 이름 아침에만 내가 가는데 가끔 밤새 술을 기운 분들이 있으면 안쪽 가장 조용한 

내주신다. 작은 배려들이 오래되고 묵어서 허기를 달래준다.


미식가도 아니고 음식에 특별한 기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찾는 음식이 없다.

단, 이모님이 계신 이 순대국만 예외다. 


꼭 뜬금없이 잠들기 직전 생각이 나서 다음날 이른 아침 먹으러 간다.


뜨끈한 국물과 정신이 확나는 겨자 범벅 양념장에 버무린 고기들을 먹고 나면 세상 부러운게 없다.

무아지경으로 국을 뜨다보면 잡념도 날라가고 속이 든든해지면서 행복해진다.


출장지에서 한국에서 못 먹을 산해진미를 먹어도 시큰둥할뿐이였는데 이 순대국은 대단하다.


한상 푸짐하게 먹고 무료 자판기의 커피를 뽑아 종이컵 들고 잠깐의 산책을 하노라면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오늘은 회사로 출근하는게 아니라 집으로 들어오니 산책의 기쁨은 곱절이 된다.

비가 오려나 하늘은 잔뜩 흐리고 , 집에 돌아오는길 이른 출근 길에 나선 직장인들의 얼굴도 흐리다.

출근안해도 되니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1층 화단의 꽃들을 유심히 보며 시간을 끌다 들어왔다.


든든한 뱃속을 보니 오늘도 저녁까지 밥 생각은 안나겠다.


순대국 7,000원으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으니 가성비로는 최고로구나.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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