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휴식을 즐기며 인터넷 뉴스를 보던 중 소방서에 대한 기사를 봤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20/2008032000093.html



음..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던 거랑 다른게 아닌가.



어제 오늘 시사 주간지에서 이를 다룬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 다시 찾아들어 정리를 해보니
이 기사
곱게 볼 수가 없다.



이 기사를 보면 '나홀로 소방서'를 줄인다고 한다.


최근에 '나홀로 소방서' 근무형태로 인해 순직하시는 분들이 늘어나 여론이 들 끓으니

대책을 내놓았겠지.
하지만 이 기사를 뜯어보면 미봉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
게다가 기사 내용 사실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일반 국민이 보면 근야 좋아지는줄로 착각하겠다.


일단, 주간지 찾아서 다시 정리해봤다. 시사IN이번호에 이 기사 실렸다.


요점만 정리해보면 이렇다.



1) 소방관 한 사람이 맡은 시민의 수


    우리나라 :    1 : 2,000

    영      국 :    1 : 820

    프  랑 스 :    1 : 240


  수치에서 보이듯 소방대원 한명당 국민 2,000명을 책임지는 셈이다.

  게다가 나 홀로 출동해서 1인 다역을 해야 하다보니 피로가 쌓이고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소방관이라도 홀로 불을 끈다고 생각해봐라.얼마나 두렵겠는가.



2) 소방장비 구입에 대한 국회의원 질문을 보고 그 평소 정신상태를 보라.
    누군지 물어봐서 의정활동 내역 추적해보고 싶다.


   3억 5,000만원 짜리 고가 사다리를 마련하는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 아무개 : 그 걸로 사람 몇 명 구했나 ?

   소방대원 : (어이없어 하며) 사람 목숨을 구하는 일을 두고 '실적'을 따지면 안된다.

                  한 명을 구해도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 ?




   자기들 의정비 인상은 스피드하게 처리하면서 이 꼬라지이다.



3) 소방서 전체 746 곳 중에서 혼자 일하는 소방지역대가 506곳, 전체 68%이다.


    엇 ? 이상하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에 의하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20/2008032000093.html 
  

   

나 홀로 소방서는 전국에 178개이며, 소방 수요가 많지 않은 농촌이나
섬 지역에 있다.


시사IN :
소방서 전체 746 곳 중에서 혼자 일하는 소방지역대가 506곳, 전체 68%이다.



506 vs 178 이면 오차가 너무 크지 않은가 ?



 

시사잡지와 조선일보의 통계 기준을 어떻게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차이가 크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것보단 향후 대책이었다.


이 조선일보 오늘자 기사를 다시 보자,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은 19일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장 및 중앙소방학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소방재난 지휘관 회의'를 열고, "소방관 1명이 출동해 불을 꺼야 하는
파견소는 업무가
과중하고 소방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으므로,
인력 재배치를 통해 파견소 인력을 보강해
'1인 근무'를 없애라"고 지시했다.



해결책이라고 나온게 인력 재배치란다.



소방대원 한명당 국민의 비율이 1:2,000명인 시점에서 인력배치로 이게 해결이 될까 ?

눈가리고 아웅하는게 아닌가 ? -_-;



소방대원 수가 부족한데 말이다.


게다가 시사잡지를 읽어보니 정부에서도 책임이 있다.

정부 예산을 쓰는 문제가 자꾸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이런 악순환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가 소방업무를
지자체에 맡기고 외면해버린다는 점이다.

이러면 우리나라 전형적인 회피 책이 생긴다.



문제 생기면 지자체와 정부가 서로 떠넘기며 핑퐁을 시작하는 것이다.


오린쥐 타령하던 인수위에서 이 문제가 올라왔으나 바꿈질에 맛들인 인수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워낙 바쁘신지라 이 안은 묻혀버렸다.



이런 시스템이다보니 소방관의 순직은 인재라 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선진국 중에 우리나라 처럼 국가가 소방업무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경우는 없단다.



작년 1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혼자 창고 진입했다 순직하신 분은 '진화대원'이

아닌 '운전대원'이었고
사흘째 나홀로 소방서에서 내리 불끄다 뇌출혈로 쓰러지신 분도

계심을 알게 되었다.




잡지 사진엔 나홀로 소방서에서 혼자 밥을 먹는 대원의 사진이 실려있다.



불을 끄러가면 대원 5명이 함께 함이 원칙이고, 최소한 2명은 있어야 하는데 혼자

운전해서 도착한 뒤
불을 끄려면  두려움을 느낄수 밖에 없다는 대원의 한탄이 안타깝다.



+ 당시 달렸던 리플도 블로그 이사하여 같이 가져왔습니다.

Tracked from crystalsky님의.. at 2008/11/06 14:25 x

제목 : 소방관... 나도 어렸을 때 꿈이었는데...
우리나라 소방관이 처한 현실 정부는 불 끌 마음이 없는 것 같다. 하긴 요즘엔 증권가, 환율, 부동산... 어디하나 제데로 된 곳이 있어야지... 우리도 포스 넘치는 소방관 필요하당... -,.- ...more

Commented by 곰돌군 at 2008/11/06 12:41
우리가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 이 취약하단게 사실 많은 사회문제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소방관, 경찰관, 구급대원은 사명감 없이 하기

힘든 직업지만 "사명감만" 가지고 하기엔 너무 험한 직업인것도
사실입니다. 역대 대통령이고 정당이고 정말 누구하나 이런 기간

시스템의 정비를 진득하게 밀어 붙여 보는 인간들이 없다는것이
개인적으로 무척 불만스럽습니다.
Commented by crystalsky at 2008/11/06 14:20
저도 시사인 독자인데요. 이번주 것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아주 좋은 기사인데요.

특히 조선일보와의 커다란 수치차이 (1인 소방서 갯수에 대한)는 한 번 더 집고 넘어가야 할 듯 싶습니다.

진짜 정부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인다는 (주로 삽질이나 뻘짓...-,.-) 것이 더욱 더 명확해 지는 것 같습니다.

높으신 분들은 "과연" 문제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갑니다. -,.- 꿍...
Commented by synapse at 2008/11/06 15:28
소방서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지라 자연스레 관심이 갔던 내용입니다.

현실을 왜곡하는건 어찌보면 참..간단합니다.
숫자놀음만으로도 가능하니까요.

곰돌군님 말씀처럼 정략에 휘둘리지 않고 길~게 보고 전략을 세워
사회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할 인물이 없다는게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Niveus at 2008/11/06 17:04
정말 이 문제는 몇년 아니 십년도 더 전부터 문제시되어왔었죠.
시스템적 결함이 있는것을 고칠 생각도 의지도 없는것이 눈에 뻔히 뵈죠... OTL
...그리고 ㅈㅅ이 신문이었나요? 타블로이드 가쉽지였지 -_-+
Commented by 안경소녀교단 at 2008/11/06 17:26
저희 아버지는 소방관이셨는데 화재현장에서 순직하셨습니다.

저런 현실을 보자면 윗대가리들보고 소방서에서 한달동안 근무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소방관들 현실을 모르니까 저런 헛소리가 잘만 나오는거죠.
Commented by 나비잠 at 2008/11/06 18:53
언젠가 도움을 받았던 119 구조대원의 믿음직한 모습, 소탈한 웃음을 보고, 소방관이나 구조대원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구나, 정말 좋은 분들이 선한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하는 일이구나, 저도 모르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박봉. 위험에 대한 보호와 사고에 대한 보상이 제도적으로 너무나 열악한 이 현실이 어떻게 해야 개선이 될지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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