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류춘수님의 강연을 듣고나서 올렸던 글 입니다.

예전에 쓰던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이사온 이글루스로 지난 글들을

옮기던 중 발견했습니다.


올 봄에 열렸던 블로거컨퍼런스 당시 초청강사로 오셔서 프로페셔널리즘에

관해 말이 아닌 자신의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시 나도 정말 치열하게 살아야 겠다며

작심을 했었건만 연말이 되도록 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ㅡㅜ








오늘 행사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류춘수님의 강의였습니다. 프로란 무엇일까요 ? 





오늘 제게 이 컨퍼런스는 이분의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을 내시는 장인이셨습니다.

 

설계한 건축물의 사진을 보니 역시 건축또한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구조 자체가 기능적이며 동시에 인테리어입니다. 부실하게 무너져버려도 겉은 근사하게

인테리어에 치중하는 요새의 건축물과는 다르지요.

 

이분의 강의를 다 듣고 나서 제가 감탄한 것은 두가지 입니다.

 

1)(자연,문화,인간에 대한)폭넓은 이해와 애정


2)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창조적인 프로 정신

 

몇권 되지도 않는 책을 봐왔지만 그중에서도 느끼는 것은 어느정도 위치에 오른 이들에겐

어떤 분야이든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혀 생소한 분야인 건축가의 강연에서도 역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 시작전 뼈있는 말을 던지시더군요.


현재 우리나라에 휩쓸고 있는 영어광풍, 마치 영어를 잘해야만 선진국이 될수 있는 것 처럼
말합니다. 저도 영문과 출신이지만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입니다.

 

잠시 삼천포로 빠질렵니다.

 

자전거에 빠져있는지라 자전거 문화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나름 자료도 찾아보고

그에 관한 글도 올리고 있습니다. 자전거 문화 선진국인 네덜란드,독일 등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시민들의 성숙한 문화가 먼저 자리잡고 +제도/시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제가 알기로 우리나라 자전거 정책을 정할때 저 나라들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했고,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니 당연하지요.

 

우리나라가 저 나라들을 아무리 따라하고, 정책이건 인프라건 아무리 100% 모방하더라도

우린 안된다에 제 자전거와 손목을 겁니다  라면 오바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우선순위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가 자리잡고 -> 그 다음이 인프라 즉, 자전거 도로를 만들던 시설을 만들던 제도를
만들어 정책화하던지 해야 합니다.

 

현재 초보가 자전거타고 도로로 나가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더 웃긴건 운전자가 라이더나 공무원이나 법조차 제대로 모릅니다.

자전거는 차도로 가는게 정상이고 인도로 가면 안되는 기본적인걸 몇 %나 알고 있을까요 ?

 

뉴스에 나온대로 서울도심 자전거 도로 확충해버리면 자전거가 곱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선진국 제도 고대로 가져오고, 시설 확충하면 자전거 선진국이 "짠"하고 될까요?

 

토익 점수 잘 나오게 만들어버리면 선진국은 저절로 "짠"하고 되는줄 아나봅니다.

 


빠져버린 삼천포 결론을 내자면, 문화가 선행되어 자리잡아야 한다는 요지입니다.

 

다시 오늘 컨퍼런스 류춘수님의 강연으로 돌아오면 같은 말을 하십니다.


 

"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영어실력이 아니다 "

 

 

이분이 스케치한 그림과 실제 설계도를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만해도 큰 수확이지요.

 



직접 하신 스케치와 설계도면을 연이어 보여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창조적인 직업인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할 수 있어야 하고,
 아름다운 것을 표현할 때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

 

"건축가의 스케치는 수치로 모두 환원된다 "


 

위 스케치와 설계도는 한 휴게소가 모델입니다. 건축을 할때 자연지형과 조화시키기 위해

저 산중턱의 지형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다 제각각 다르게 제작을 했다고 합니다.


 

군대가 가면 많이들 하지요 ? " 평탄화 작업"


 

땅을 평탄하게 하여 건물에 맞추는게 아니라, 건물을 땅에 맞추어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런 비대칭 설계를 했고, 건물 어느 곳에서도 주변 자연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앞 사람 머리때문에 풍경이 가려지는걸 방지하려는 세심함도 보입니다.


설계도 우측 하단 사람 그림과 각도 표시 보이시지요 ?

  < 이 부분


강연 중반부에 들어가면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한 창조적인 프로정신에 대해 다루십니다.




이 건물을 보면 스케치과정부터 건물 전체가 비스듬히 기울여져 있다는게 보입니다.

이를 위해 엘리베이터도 세계 최초로 45도 경사로 제작 결정을 하고 일을 추진하셨습니다.





84년 올림픽 경기장 설계도 이분이 하셨네요. 멤브레인(텐트형) 건축을 발전시켜

지구상에 없던 혁신적인 공법을 도입하셨습니다.

게다가 전체 건축물에 한국적 정서를 담았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올림픽은 기껏 2주이니, 그 후를 고려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담아서 관람객의자가 뒤로 젖혀질 수 있게 설계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현재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역시 이분이 설계하신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이런 월드컵 이후를 고려하여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건축을 해서 지금도 서울시에 추가 수익을 올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세계 10대 건축물에 올라갔으며, 꾸준히 경기장 수익을(개최 이후) 올리고 있습니다.




이부분도 인상적이였습니다. 파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잡지에 실린 한국 전통연의 모양을
보고 그 즉시 지금까지 해놓았던 설계를 뒤집어버리고 새로 설계를 했을 당시 자료입니다.

월드컵 경기장은 이렇게 비행기 안에서 얻은 영감으로 탄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보듯 직선형태가 보이시지요 ? 무조건 곡선으로 제작하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직선 설계를 하셨고, 그 덕에 제작비&일정이 단축되는 효과를 보았고 실제 오픈식때
연을 날리는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건축철학이 담긴 자필 메모입니다.

 

" 언제 어디서든 주어진 조건,상황,환경에 맞추어 건설한다 "


 

오늘 제일 열심히 버닝해서 촬영하고 메모한 강의였습니다.

블로그에 못 옮긴 내용이 상당하네요.


 

한시에서 영감을 얻어 고정관념을 탈피한 건축물을 설계하고 노자의 사상까지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었다는 말을 들으니 삼성경제연구소 SERI에서 보았던 내용 ,


 

"다른 분야와의 '연결고리'를찾을 수 있는 능력,연결할 수 있는 능력, 그리하여 전혀

새로운 걸 창조해내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고 차별화이다"
라고 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강력한 경험 = 독창성과 결합된 전문성


"경험을 이용해 전문성과 독창성을 결합시키는 것은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의

 특성이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은 숙련, 전문화에 있습니다.


난 언제쯤 프로가 될 수 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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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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