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오디오병"에 걸릴려면 자격요건은 무엇이 필요할까?


망상,공상,문화적 허영심,자학과 과대망상의 동시적 패션,비정함,섬세함,엄청난 물욕,엷은 귀,

자기 확신의 부재,덜 명료한 두뇌,세상일에 대한 무관심,인간혐오 및 관계 혐오증,서구 선망,

벨 에포크 시대에 대한 선망,눈으로 안보이는 것에 쏟아 붓는 상상력,따로 와이프 몰래 터무니없는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재주,그 수입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모자람, 모자람과

실수를 깜깜하게 잊어버리고 그 짓을 어느새 또 반복하는 어패류형 망각증...

이쯤가면 "오디오병"은 남자가 걸릴 수 있는 불치병의 하나다.


불치병인 오디오의 또다른 단점은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취미중 가장 정적인 것 중 하나라는 점이다.

밖에 나가 돌도끼를 들고 멧돼지를 잡던 선사시대 이후 남자가 즐길 수 있게 파생된 놀이중에서는 

가만히 몸을 움직이지 않기로 으뜸인 놀이다.

대개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 반쯤 졸다시피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세상 모든 시름을 잊고 싶은 듯

불쌍한 표정을 짓고서는 앉거나 누워서 "하는" 놀이다. 


오디오쟁이들은 한결같이 오디오를  "듣는" 다고 하지 않고 "한다"라고 표현한다.

마치 성행위를 하듯이 구체적이고도 동적인 액션을 연상하는 단어-"한다"를 쓴다.


오디오란 취미는 갖고 싶어 오매불망 안달하고,시간을 들여 상대를 찾고, 그것을 뺏어오기

위해 작업을 하고, 비싼 댓가도 치르며,드디어 집으로 모셔온 날이면 거의 날밤을 새며 

그 오디오의 "신음소리"를 듣느라 혼을 빼니 이 어찌 오디오를 "한다"라고 하지 않을 수 있냐는 얘기다.



- 남자의 취미/17~18P 발췌








'나만의 사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숙함에서 벗어나 다르게 밀어붙여라  (0) 2016.12.17
연애  (0) 2014.03.31
인생의 다섯가지 질문  (0) 2014.01.28
Posted by 시냅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