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뜬금없는 순간이 있다. 


추석 연휴지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노트북으로 독서 노트를 작성 중 혼잣 말을 했다.


" 참 세상 좋아졌네 "


예전에는 책을 읽고 나면 딱 지금의 아이팟 만한 작은 수첩에 모나미 볼펜으로 깨알같이 책의 글귀를 옮겨 적으며
독서노트를 작성했다. 학창시절 부터 그래왔으니 덕분에 펜을 쥐는 손가락엔 굳은살이 두툼하게 박혀있다.


저 수첩들을 들고 다니며 신호를 기다리거나 버스나 전철안에서 좋은 문장들 되새김질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책을 읽고 , 줄쳐놓은 문장들을 수첩에 옮기는 과정엔 늘 적당한 볼륨의 음악이 함께 했다.
그날의 감정에 따라 원하는 가수의 테이프,LP,CD를 찾아 기기에 넣고 책상 주변을 정리한 후 글을 쓰며 몰입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하얀 메모지에 펜을 잡고 꾺꾹 눌러쓰는 그 시간에 잡념의 자리는 없었기에 더 좋았다.

2011년 9월 11일. 지금의 나는 여전히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만 그 모양새가 사뭇 다르다.

서점에 가는 대신 전자책 판매 사이트에 가서 전자책을 사고,



아이팟 , 갤스2, 아이패드에 결제한 책들을 다운 받아 어디에서건 읽고 다닌다.
형관펜으로 문장에 줄을 긋는 대신 어플 내의 하이라이트 기능을 사용한다.

아직 안드로이드 전자책 어플엔 IOS 처럼 하이라이트 해놓고, 나중에 독서노트 작성할때 그 부분만 넘겨보는
기능이 없어 아쉽다. 올레e북이나 Stanza는 책을 읽으며,표시를 하고, 나중에 다시 정리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준다. 올레e북은 튕기고 에러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독서노트는 이제 거실에서 맥북위에 아이팟을 올려놓고 에버노트를 사용해서 작성한다.
소파 위에서 아이패드에 블투 키보드를 물려 작성하기도 하고, 카페에 가서 달달한 커피 홀짝이며 아이패드 옆에
아이팟 세워두고 블투 키보드로 작성하기도 한다.

하이라이트 해놓은 부분만 넘겨가면서 기록을 하고 책을 읽던 당시의 생각과 문장들을 기록한다.

예전에는 독서노트를 작성하면 여려개의 수첩에 나누어 작성했다.
일반 적인 독서노트 + 저자의 단어 정의를 따로 뽑아 나만의 사전을 만들기 위한 노트 + 문장채집 노트 등을 옆에
두고 같은 문장을 분류에 맞게 여러번 옮겨 적었다.

지금은 에버노트의 '태그'로 간단히 분류가 되고 시간도 단축된다. 
기본적인 독서노트를 입력 후 '사전' '문장채집' 등의 태그 꼬리표를 붙여주면 용도에 맞게 분류가 되서 편리하다.




에버노트 사의 서버에 자동으로 동기화되는 덕에 글을 작성하며 실수로 날려버릴 일도 없고, 어느 기기에서나 볼 수 있다.

특히 아이팟,아이패드,갤스2,맥 등 기기를 가리지 않아 어디에서건 쓰고,편집하고,읽을 수 있다.




수첩에 문장을 옮겨적을때는 음악이 빠지면 섭섭하다.
기분에 따라 좋아하는 가수의 카세트 테이프,LP,CD를 기기에 넣고 적당한 볼륨의 음악을 들으며 달달한 커피와
함께 시작되는 그 시간이란. 


아이튠즈를 이용해 음악을 들어왔으나 지금은 구글 뮤직,미시시피,벅스를 이용한다.







가요가 땡길때는 벅스를 듣고, 벅스에 없는 음원은 구글 뮤직과 미시시에 올려놓고 갤스2와 아이팟을 이용해 듣는다.
미시시피는 구글 뮤직에서는 안되는 서버에 올려놓은 음악 다운도 가능하다.

거실이나 안방,서재를 수시로 옮겨다니며 전자책을 읽다보니 아이팟 독도 불편하다.
곡을 바꿀려면 스피커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게 귀찮다. 그래서 벅스나 미시시피로 음악 들을때는 에어포트를 사용한다.


에어포트로 구성된 무선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소리는 포트에 물린 스피커에서 나와서 편리하다.
맥북,아이맥,아이패드,아이팟에서 사운드 출력을 에어포트 베이스로 변경해놓으면 선에 제약이 없어진다.

단점이라면, 구글 뮤직은 ios용 어플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갤스2를 스피커에 연결해야 한다.
그래서 벨킨 블루투스 뮤직 리시버를 구매할 계획. 선 없는 편리함에 길들여져서 뭔가 꽂는게 귀찮다.
추가로 여기에 애플 TV를 추가하면 영상까지 더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고건 조만간 포스팅)

집에서 영상을 볼때는 맥북에 외장하드 물려놓고 에어비디오를 활용해 아이패드로 본다.
U+Box에 영상을 올리고 갤스2나 아이패드, IPTV 셋탑에 물린 모니터로 감상이 가능해졌다.
엔드라이브에는 공부할 영상을 올려놓고 보고 있으니 참 세상 좋아졌다.

스마트한 세상이 되면서 나또한 생활양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머랄까...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그래서 몇 가지는 과거로 회귀(?) 하고 있다.

가계부 어플 쓰던거 관두고 예전처럼 두툼한 메모장에 자로 선을 긋고 씀씀이를 기록하고,
포스트 잇을 다시 꺼내어 쓰고 있다. Todo 어플 편리하고 좋지만 포스트잇에 펜으로 적고,
지난 메모들 떼어 껌종이 마냥 돌돌 접어서 쓰레기 통에 던지는 맛이란. 캬.

전자책에 익숙해져 LCD 화면으로 읽고 생각하는 행위에 대한 이질감은 예전에 사라졌지만, 어플이 구현하는
에니메이션 효과는 책 장 넘기는 맛에 비할 수가 없다.
재단기와 고속 스캐너를 구입해서 서재의 책들을 없애버릴까 오랜 시간 고민해왔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전자책도 보고 서점가서 종이책도 사야겠다.

너무 편하니 예전의 불편함이 그립다. 당시엔 그게 불편한 건지도 모르고 생활했는데...세상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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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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