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정말 아이러니하다.



어쩌다보니 나혼자 살기에 최적인 상황이 되었고, 그 절정을

누리면 되는 이때 챙겨야 할 것들이 생겼다.


쾌적하게 깔끔떨며 혼자 살아가는 인생 꿀맛이었는데.


아.


내가 낳지 않은 아이들 셋과 어른이 둘을 어떻게 챙길것인가.


혼자 즐기며 사는데 문제 없던 내 노후자금을 나누는 것에

대한 내적인 거부감은 없다.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쓰면서 늙어갈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제는 나도 벌어야 한다. 벌어야 주변을 챙긴다.


가장의 마음이 이런거였구나. 


내새끼도 아니지만 맛있는거 사주라고 어제 돈을 붙여주니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어차피 아는 맛. 내입보다 아이 입에

들어가는게 더 좋은 선택이다. 


아. 가장의 마음이 이런거였다.


생각해보면 내가 풀어야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1. 나포함 여섯의 생계를 챙기기

2. 어른이 둘과 졸업을 앞둔 아이들 셋의 미래

3. 가족 공동체 ? 비스무리한 것을 만들기


이 고민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꿈속에서도 고민은 계속된다.


다행히 어렴풋하게나마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이 둘 , 나를 가장 사랑해주던 가족

두명이 모두 갑자기 죽고 나니 삶이란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행복은 둘째치고 말이다.


괴로움에 벗어나고자 직장생활에 올인해봤더니 남 좋은 일.

몸만 망가지고 씁슬하고 별거 없었다.


그래도 다양하게 경험해본덕에 조직에 속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좁은 틈들이 보인다.


작은 톱니바퀴 같은 알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여러개 만들어서

굴리는걸로 결론을 냈다.


큰 톱니를 만들지는 못하니 작게 이곳저곳 배치하면 돌리면

여섯명의 삶은 감당할 수 있으리라.


운좋게 예상보다 잘 돌아갈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세상에 혼자만을 위한 글은 없다. 공개한 이상.


느긋하게 쉬는 일요일 머릿속을 정리할겸 그냥 써내려가는 

이글을 보게 될 사람들 또한 노후걱정에 잠을 못 이룰 것이다.


그래서 이 생퀴는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거야 ?




요즘의 내 하루는 직장생활 할때의 몇배로 쫀득하다.


계속 책을 읽어대고, 자료를 읽고, 통계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계속 실험을 하며 기록으로 남긴다.


뜬구름을 잡으려고 노력하다 지칠때쯤 손을 펴보면 뭔가 있다.


인생살며 깨달은 것. 버티다 퍼지기 직전까지 가야 한다.

그런데 퍼질정도로 버텨도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

툴 툴 털고 다시 갈 수 밖에.


어쨌든 버티다 뭔가 보이기 시작할때쯤 챙길 사람들이 생겼다.




 

이 생퀴는 버텨서 무엇을 봤다는거야 ? 그게 뭔데 ?

뭐해서 노후 준비를 하겠다는 소린가 ?


내가 찾은 길은 책상머리에서, 책으로 찾은게 아니다.

인생으로 부대끼며 배운 것들을 책으로 되새김중이다.

힌트를 얻고,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다.


경험이 어느정도되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산출물이 다르다.


대학 1학년때 창업해서 그 이후 네 번의 창업,

대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 가게들,마지막 노가다 1년까지

전혀 다른 일들을 17년을 했다.


지나간 날들의 기억은 흐릿할 뿐이다.


그러나 첫경험만은 지금도 생생하다.

스무살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입고 어느 기업의 입구 문앞에서

똑 똑. 둔드리기 직전의 순간.


당시 전화국에서 팔던 기업들 전화번호와 주소가 담긴 씨디를

사서 프린터기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짜고짜 양복입고 영업하러 찾아갔다.


사장님 어디계시냐고 유니폼 입은 분에게 묻고 바로 사장님을

만났다. 건실하게 생산공장 운영하던 그 사장님과 나눴던

대화와 사무실 안의 공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상기되어 영업 같지도 않던 첫 영업을 하던 나와,

새파란놈의 붕뜬 말을 들어주고 계약까지 해준 그 사장님.

 

전혀 다른 경험들이 질서없이 뒤섞인채 17년이 흘렀다.


미묘한 순간들과 찰나의 깨닮음은 17년의 시간 중 극히 짧았다.

지나치게 압축된다. 되게 비효율적이다.


뻘짓도 많이 했고 날린 시간이 많다. 몸으로 부대끼고 나서야

책상머리에서 뭔가 할 수 있게 되었다.


책상머리에서 고민하고 읽으며 내가 집중하는 것.


욕망.


욕망은 충족되지 않은 결핍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갈망하기 마련이다.


욕망의 흐름을 보기 위해 여러 수고를 감수한다.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데이터들 더미를 뒤진다.

 

빅데이터를 개인 단위에서 매일 들여다보고 상관관계와 어떤 

패턴을 찾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이 과정에서 마틴 린드스트롬의

스몰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된 건 행운이었다. 



욕망이라는 뜬구름으로 청사진을 그렸다.


내 노후준비의 청사진은 이것이다.


1. 투자 : 주식 + 해외투자 

2. 매장 창업 : 무인 점포 형태 다수 

3. 컨설팅 : 중국 관련 + @

4. 지적재산권 

5. 비밀


1번 투자 관련해서는 트라이 + 학습 중. 현재 진행형.

2번 매장 창업 관련해서는 경험,인맥으로 리스크 보완.

3번 컨설팅 관련해서는 직장 생활 경험과 인맥.

4번 이미 매달 수급 중. 

5번 비밀.  


4번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다 드디어 자리잡았다.

공과금이니 뭐니 기본 생활비 해결 수단으로 활용 중.캐시카우.


5번은 나같은 형태의 경력과 인맥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

전문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정도로 공개.


1~5번을 각기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하고, 내 사람들의 일터로

만들어주는 것이 내 숙제이다. 나도 늙어가며 생활을 영위하고.


지금의 내게 행복은 이것이다.


이렇게 자알 돌려놓고 매일 개님이랑 동네 산책하고 ,

밥 먹을때는 밥만 꼭 꼭 씹어먹고,

내 사람들하고 맛난거 사먹고 같이 산책하고,

주기적으로 같이 여행다니며 늙어가기.


40을 앞둔 나는 매우 단순해졌다.


이제와서야 현재를 산다. 희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Live in the moment. 


10년 전 현재를 살고 있지 못할 때 이름을 저리 지었다.


블로그 이름을 지금 보니 나도 몰랐던 빅픽쳐.



돌이켜 보면 직장생활에 지나치게 잘 스며들었던 내가

스스로 꼰대에 또라이였던걸 깨닫고 그만둔게 다행이었다. 

세상 혼자 사는게 아니라는걸 깨닫는데 정말 오래걸렸다.


여전히 숙제는 다 풀지 못했다. 달라진건 평상시 마음상태.


40대를 앞두고서야 뭔가 보인다.


실제 변화들,공부중인 것들,굴러가는 상황들 기록으로 남긴다.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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