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 늙기 시작하는가 ? 


맹독 스프를 먹었을 때 ? 아니야. 바로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닥터히루루크의 대사가 떠올랐다.


사람들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그 순간부터 등은 구부러지고

걸음걸이에 깃들었던 힘이 사그러든다. 


몸과 정신의 균형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근력운동과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 같다.

어찌할 수 없는 사건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더라도 몸이 건강하면 일종의 완충역할을 하지 않을까?


몸이 먼저일까 ? 마음이 먼저일까 ?


나이듦에 상관없이 '20대의 언젠가'로 심리적,육체적 나이를 고정할 수 있다면.





심리적개입


1981년, 뉴잉글랜드에서 온 노인 한 무리가 미니밴에서 하차해,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거 교수가 창시한 '시간을 거스르는 실험'을 위해 잠시 개조한 뉴햄프셔

수도원으로 향했다. 대부분은 노년에 겪는 육체적인 무력감에 시달리는 70대에서

80대 초반의 남성 노인들이었다.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혀 다른 광경,

다른 시대가 그들을 맞았다. 1959년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냇 킹 콜과 페리 코모의 노래가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고, 흑백 TV에서는

1959년의 버라이어티 쇼와 당시 광고까지도 고스란히 상영되고 있었다.

나이 든 지금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도 없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지점은 단 하나였다. 그 시대에 대한 회상을 떠올리고, 스스로

20여 년 전의 당시 나이로 되돌아가서 1959년에 일어난 일들을 마치 지금 벌어진

일처럼 현재 시제로 말하게 했다.


일주일 후, 같은 연령대의 두 번째 노년 남성 그룹을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이 두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의 어린 자아를 흉내내지 않으면서

과거에 겪은 일들을 향수에 젖은 추억으로 떠올리며 회상해보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수도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두 샘플 그룹은 동의하에 시력,청력,기억력,

유연성 등에 대한 전문 의료진의 건강 검진을 받았다.


<뉴욕타임스>가 '심리적 개입'이라 칭한 이 실험은 눈부신 연구 성과를 쌓은

랭거 교수가 처음 주창한 것으로, 랭거 교수는 노년층이 건강을 회복하려면

스스로가 치유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속이는 충격이나 촉발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닷새가 지난 후, 두 노년 남성 그룹의 건강 상태를 다시 체크했다. 모두에게서

자세와 걸음걸이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였다. 시력과 청력도 모두 좋아졌다.

육체적으로도 두 그룹 모두 더 민첩하고 유연해졌으며,IQ테스트에서도

전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런데 1959년 때의 어린 나이로 돌아가보도록

요구받았던 사람들은 그저 추억만 떠올려보라고 요구받았던 그룹보다 더

현저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랭거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마음을 먼저 옛 시절로 들여놓자' 몸은 저절로 따라갔습니다. " 라고 말했다.


- <스몰데이터>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로드북, 148~149쪽



Posted by 시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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