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간 브랜드 관련 책 세 권을 읽었다. 그 중 <날마다,브랜드>는 그간 읽었던 

브랜드를 제목으로 단 책 중 가장 편하게 읽었다. 

여러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 , 새로운 브랜드를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었다. 

노련한 브랜드 기획자의 경험과 생각이 담담한 문체속에 담겨있었다.

아래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들어왔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구별하는 가장 큰 지점은 책임감이다.

뱉은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브랜드의 기본이다.


약속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세월의 고단함을 이겨낼 때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축적되어 브랜드에 대한 결속력으로 남게 된다.  




텍스트와 컨텍스트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우리는 다양한 상황의 기저에 깔린 맥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루키는 음식의 맛의 반은 공기라고 이야기했는데,여기에는

음식이라는 텍스트와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라는 컨텍스트가 

존재한다. 실제로 같은 해물 라면을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을 때와 바다가

보이는 제주도의 해안 도로 앞에서 먹을 때에는 상당한 맛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제주도에서 먹는 해물 라면의 면발에는 바닷바람이 배어 있고,

국물과 함께 풍경을 마시기 때문일 것이다.


브랜드나 디자인 분야에서도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람들의

사용 환경과 전후 맥락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이제

디자인의 트렌드를 넘어 당연히 고려해야만 하는 기본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중략


이처럼 유사한 목적과 기능을 지닌 제품 사이에도 각각의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사용 경험을 면밀하게 분석한 뒤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든다는 점이

애플에 대한 충성도를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애플 마니아들은 카메라의 화소나 CPU의 처리 속도와 같은 기기

스펙이 아닌,나를 가장 잘 알고 나에게 최적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에

열광한다. 어떠한 제품의 디자인에도 사용자의 환경과 맥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중략


다만 너도나도 센스 있는 브랜드가 되려다 보니 오히려 브랜드 간의 차별성이

옅어지는 경우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점원이 무릎 꿇고 주문을 받는

접객 방식은 다소 부담스럽고 불편하다.한동안 마케팅의 진리로 여겨졌던

'고객은 왕이다'라는 태도는 오로지 고객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에만

초점이 마춰지다 보니,모두가 영혼 없이 가식적이고 천편일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어 브랜드의 매력이 반감되기 마련이다.


- <날마다,브랜드> 임태수 지음,안그라픽스, 204~208 쪽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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