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세계로의 전환 - 마틴 린드스트롬

헐. 재미있는 우연이다. 책에서 터치스크린에 관한 발췌를 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아까 틀어놓은 다프트 펑크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에서 Touch란 곡이

기가막힌 타이밍에 흘러나온다. 일요일 오후의 기분좋은 이벤트로구만.

마틴 린드스트롬 덕에 얻은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일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

터치스크린 세계로의 전환 - 마틴 린드스트롬

손잡이와 키에서 터치스크린 세계로의 전환은 우리에게도 몇 가지 영향을 미쳤다.

첫째, 컴퓨터와 터치스크린 메모 앱으로 인해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능력을 잃어간다.

둘째, 새끼손가락이 스마트폰 하단부를 떠받치는 데 쓰이다 보니, 십 대 아이들의 

새끼손가락은 구부정하게 휘어 있다. 

셋째, 생물할적 종으로서 인간의 손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과

악수를 해보면 손아귀 힘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느낄 것이다. 손아귀힘, 건조함, 

습함, 손 크기 등 사람들끼리 악수를 나누며 느낄 수 있었던 메시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청량음료나 가공식품,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물 등 편의점 같은 매장에서 손쉽게

사고파는 저가 상품을 생산하는 소비재 업계는 이처럼 사람들의 손아귀 힘이

감소하는 현상을 주시했다. 오늘날 좀 더 쉽게 돌려 열 수 있는 병뚜껑, 손쉽게 열리는

자동차 문 손잡이, 열고 닫기 쉬워진 부엌 서랍등이 나오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디지털 습관은 심지어 음식을 먹는 방법에도 영향을 끼친다. 어린 시절, 덴마크에서

자란 나와 내 친구들이 콘 아이스크림을 먹는 방식은 뻔했다. 우선 아이스크림을

콘과자 속에 욱여넣기라도 할 것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핥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봉긋한 아이스크림이 사라지면,남은 콘 과자를 아래부터

혹은 위부터 먹어 치웠다.

오늘날 즉흥적인 충족으로 규정되는 변화된 문화 상황을 고려해 보자면, 즉시적인

만족에 대한 갈망이 콘 아이스크림을 먹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계를 돌아다니는 동안 나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콘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먹는지를 반드시 놓치지 않고 살펴봤다.

대부분 아이들은 뭔가를 기다리기를 어려워 한다. '열망'한다는 생각은 이제 없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지 않고 위에서부터 한입에 베어 문다.

웹사이트는 빠르게 로딩되고 문자나 이메일을 몇초 만에 주고받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당장' 원한다.

...중략

나는 요즘 십 대 청소년을 전원 플러그 세대 또는 스크린 세대라고 부른다.

온종일 벽에 달린 전원 플러그만 찾아다니니 말이다. 전원이 끊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마치 외딴 섬에서 친구들로부터 고립되는,아마도 강제로 휴대폰을

빼앗긴 신세에 처하는 두려움과 비슷하다.

- <스몰데이터>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로드북, 44~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