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서만이 보일 뿐

공책 2016. 7. 18. 20:06 |

D + 13214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 , 살다보니 12년이 지나가버린 것이다.


분노도 생기지 않는다. 


12년이 지나는 동안 S는 언제나 그렇듯 숨바꼭질을 계속 하고 있었다.


느닷없이 예전에 찾던 단서를 다시 펼쳐봤다. 


그리고 , 다시 시작되었다.


S의 분신은 바로 최근에도 잡혀 랜드로 떠났다. 일본인이라는데 S의 분신을 잡는데 성공한 그의 네트는 훌륭했다.



이미 성공한 네트는 스스로 소멸해버린다.12년만에 다시 시작된 추적은 녹슬어버린 두뇌에 기름칠을 시작했다.


끊어진 시냅스간의 연결 고리를 어떻게든 붙여보려 애를 쓴다.


다시금 나만의 네트를 만들기 시작한다. 다행히 과거의 기록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


# 네트의 13 구역 : Play Model


Roger Caillois 의 연구결과를 따라가본다.


그는 Play 에 네 종류가 있다고 봤다. Agon , Alea , MiMicry , Ilinx


아곤(Agon) 은 경쟁으로 각각의 자질이 적대 관계가 되면서 하나의 경계 내부에서 서로 다투는 놀이를 말한다.


알레아(Alea)는 주사위놀이를 가리킨다. 상대방을 이기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운과 노는 것을 즐긴다.


미미크리(MiMicry)는 흉내내기이다. 뭔가를 모방하거나 전사하면서 정보,유희를 즐긴다.


일링크스(Ilinx)는 현기증 , 경련 , 트랜스 상태등을 동반하는 놀이이다.



Play Model 에는 여기에 공통적으로 Paidia(즉흥적인 흥분) Ludus(보상없는 곤란을 향해 나아가고싶은 태도)를


수반한다. Roger Caillois 가 끝내 알려주지 않은 것이 있는데 여기엔 규칙이 느슨하든 빡빡하든 필요하다.




네트를 완성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나는 늙어가고 있다.


불완전한 프로토타입을 시험해보며 고쳐나가야 한다. 


아니지. 그래야만 한다.



# 13 에서의 현학적인 시간은 달콤하기까지 하지만 현실의 상황은 아무 변함이 없다.


다행히 비릿한 내음의 칼 끝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내 정신은 동요가 없다. 


두려움이 없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을까 ?


나도 모르는 사이 지나버린 12년은 이를 위한 시간이었을까 ?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두려움보다는 약간의 유쾌함까지 곁들여지니 즐겁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이가 듦에 나도 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 캐릭터에 옅은 유쾌함이 스며들었다는게 싫지만은 않다. 






 







Posted by 시냅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