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떠나려는 자들의 열기

요즘 중국,인도,베트남 국가의 변화를 보면 우리나라의 장래가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동남아 계열은 일단 깔보고 보는 못된 습성이 있는데 큰 코 다칠날이 오리라 봅니다.

사회적 인프라(도로도 제대로 된곳이 없지요)가 비참할 정도로 부실한 인도지만

성장 잠재력이 워낙 충분하기에 돈으로 해결(투자)되는 문제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인도에서 배출되는 영어가 가능하고, 정말 엘리트 교육(인도는 만 4세부터 교육)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지금은 저임금으로 IT 분야를 떠 받치고 있지만 향후 어떻게 될까요 ?

인도만 이런 저력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 그저 무시하는 베트남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인도나,베트남,필리핀 모두 현재는 저마다 떠안고 있는 문제로 인해

(사회/국가/문화 요인) 예측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도, 못 피워보고 자멸해버릴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분명하고 직접 만져지는 부분은 그들 교육의 질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성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도 우수하고 근면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좋은 바탕을 국가라는 시스템이 다 갉아먹고 있습니다. 정치/교육/문화 등의

국가 기간을 이루는 시스템이 천성적으로 뛰어난 국민들을 좀 먹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개구리 키우는데에도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미래를 전망하는 보고서,도서들을 꾸준히 보면, 결국 향후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교육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교육은 당연히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닙니다.

기술이 발전하여 꼭지점을 찍을쯤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평준화가 됩니다.

다 고만고만해진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상품의 경쟁력은 기술에 있는 게
아니라 제품 디자인, 그 제품이 전달해주는 '이미지' 가 가장 중요해집니다.


현재 애플의 제품들을 보세요.

그 우윳빛(전 애플의 이컬러가 좋습니다)을 띄는 기기들은 전 세계인의 감성을 사로잡고, 

지갑을 열게 하고 있습니다.

이건 무서운 일입니다.

냐하면 애플사의 아이팟만 봐도, 전 세계에 인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감성에
 
어필하는 제품입니다.

고객의 국가별 복잡한 문화,언어,사회적 특성을 일일이 다 고려할 필요가 전혀없습니다.

  Ben Evans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제 체제에서 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바로 디자인과 창의성이다.

    미래에는 아마도 이러한 능력이 유일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

접하는 보고서,도서의 핵심엔 이와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받았던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은 인재들의 창의성을 죽이고 있는 교육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재수없겠지만) 성적표에 '1'자 많이도 찍어냈으나 문제를 잘 풀었을뿐

이게 과연 교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 잊어버리기 위해 암기하는

지식이 과연 효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고전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기에 버겁지만, 몇 백년전의 고전에도 비판을
받는 교육 형태가 바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입니다.

몽테뉴의 '수상록(1580.1588)'을 보면,

   순전히 책으로만 이루어지는 교육은 얼마나 짜증스러운가 ?

   교사는 (학생에게) 학습한 단어만 테스트할 게 아니라 그 의미와 본질도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성과는 학생의 기억의 성과가 아니라 그의 삶의 증거로 판단해야 한다.

루소의 '에밀(1762)'을 평한  Harald Weinrich의 글

    책의 서두(에밀)에서 부터 루소는 지금까지 학교나 학문의 교육방법이 지나친 기억
    훈련이라는 으뜸가는 폐해에 병들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로 하여금 분명히 깨닫게 한다.

    젊은이들이 그 낙없는 청춘에 아무 생각없이 암기해야 할 것이 오죽 많은가 !

     

    더구나 교사와 부모는 아이들의 기억력을 훈련시켜 "작은 신동"의 경지로 끌어올리면 
    자부심까지 느끼지 않는가 ! 이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교육이다. 루소가 열정적으로
    대변하는 확신에  의하면 이러한 기억에 기반한 교육은 교육의 불행한 오류이다.

     

칸트는 암기를 기계적 암기,독창적 암기,비판적 암기로 구분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기계적 암기에 불과합니다.제가 직접 받아봤으니까요.

칸트는 이를 저급한 능력이라 비하합니다.

 저급한 능력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예컨대 기억력은 좋지만 판단력이 없는 사람이 그러하다.
 이런 사람은 걸어다니는 사전이다. 스스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하나도 낼 수 없지만 자료를 
 끌어다주는, 파르나소스 산을 오르내리는 이러한 짐 당나귀도 필요하다.

 그 자료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좋은 것을 이루어낼 수 있으니까.

잊어버리기 위해 배우지 말라고 합니다. 굳이 어렵게 고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

모두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도대체  높으신 분들은 모를까요 ?

물론 시스템적인 문제를 단순하게 정의해서 해결한다는게 불가능하겠지요.

(학부형이신) 같이 운동하는 형님께선 차라리 지금 모든 걸 멈추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정신없이 길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달려가는 걸 멈추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고민해보고 다시 시작 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저도 이 분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보니

건설업에 평생 종사하신분의 말씀이  제가 책을 통해,사유를 통해,건져올릴게 별로 없는
내 삶을 통해 알게 된 깊이 없는 생각보다 훨씬 견고함을 느꼈습니다.

치열하게 살면서 체감하고 경험한 분의 말씀은 이렇듯 저 같이 책으로, 머리로만
아는 자의 얄팍함을 앞선다는 걸 배웠습니다.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과,학부모,교육자,정치인 각계 각층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격렬한
토론을 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교육 제도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비전을
제시하되 철학이 확고한 자를 장관에 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뛰어난 민족성을 좀 먹는 교육시스템,국가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내 중간에 끼이고 치이는 신세로 전락할 것 같다는 지독히도 비판적인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기업이나 국가나 중요한 건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3월 30일) 코엑스에서 열린 해외 유학/이민/투자 박람회의 그 열기는 대한민국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비전을 찾지 못해 떠나는 이들의 아우성일지도 모릅니다.